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가운데) 전 뉴욕시장이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롤리=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의 행태를 겨냥한 광고로 샌더스 의원을 견제하고 나섰다. 강성 진보 성향의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경선 초반전에서 선두주자로 떠오른 가운데, 중도파 대안 후보로 주목받는 억만장자 출신 블룸버그가 ‘샌더스 때리기’에 나서면서 두 사람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 제작한 광고를 올렸다. 이 광고는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다른 민주당 경선 주자들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과 사진, 영상 등을 나열한 뒤,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이 시민 담론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는 샌더스 의원의 육성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샌더스 의원의 말 이후 광고는 ‘진짜?’라고 되묻고 이어 ‘진짜’라고 답하며 끝난다. 서로 다른 견해를 용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샌더스의 말과 달리, 그의 극성 지지자들이 배타적·폐쇄적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이번 광고는 샌더스 의원이 일부 지지자들의 발언과 행동으로 인해 역풍을 맞은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1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을 겨냥한 비판 광고를 올렸다. 마이크 블룸버그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 광고를 게재하면서 트위터에 “우리는 11월에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에너지’는 우리는 그곳(민주당의 대선 승리)으로 데려다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광고는 그간 샌더스 의원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민주당 경선에서 급부상 중인 블룸버그 전 시장을 견제해온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기도 하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지난 15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블룸버그는 그의 모든 돈을 다 투입한다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는 데 필요한 열정과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샌더스 의원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리치먼드 유세에서 “(블룸버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대선에 출마할 권리가 있지만, 대통령직을 살 권리는 없다”는 견제 발언을 내놓았다. 천문학적인 액수를 선거 광고에 쏟아붓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경선 초반 4연전을 건너뛰고, 민주당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 가량을 한 번에 뽑는 5차 경선 ‘슈퍼 화요일’(오는 3월 3일)부터 참여할 예정이다. 14일 세인트피트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캐스팅보트 지역인 플로리다에서 지난달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27.3%의 지지를 받으며, 본격 등판 전부터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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