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융완화 정책도 시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쿄 시민들이 17일 도쿄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18일자 산케이(産經)신문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이 “국내(일본) 경제에 있어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며 “일본 경제에 크게 영향을 준다면 (추가적인) 금융 정책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對)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 외에도 중국에서 부품을 제조해 일본에서 조립하는 공급망이나 3할이 일본 방문 외국인 여행객의 30%가 중국인인 점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고 했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 안정의 모멘텀을 상실할 우려가 높아질 경우 “주저 없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다만 지금의 시점에선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가 확산 당시를 언급하며 “반년 정도 걸려 종결선언까지 갔다”며 “문제는 어디서 고비를 넘어 수습될 것인지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에 대해 1분기엔 꽤 영향이 나온다고 하지만 2ㆍ3분기는 오히려 생산이 회복해 1년을 통산해 보면 큰 마이너스 영향을 받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일본이 작년 4분기(10~12월)에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충격적인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편 일본 내각부는 전날 지난해 4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7~9월)와 비교해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연율 환산) 6.3% 감소에 해당한다. 직전 소비세 인상 당시인 2014년 2분기 실적(연율 7.4% 감소)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동일본대지진 때인 2011년 1분기(연율 5.5% 감소) 실적을 밑도는 수치다. 물가변동을 제외한 일본의 분기 기준 실질 GDP가 줄어든 것은 5분기 만이다.

일본의 작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작년 10월 단행한 소비세율 인상(8→10%)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을 열도에 상륙한 대형 태풍과 따뜻한 겨울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올 1분기 일본의 실질 GDP를 0.46% 깎아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올 1분기에도 역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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