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갈변현상 방지기술 적용해 학교 급식ㆍ수출시장 개척
경북 안동시 농업법인 과일드림㈜이 사과, 포도, 방울토마토 등을 혼합한 신선과일도시락으로 수출시장까지 개척해 주목 받고 있다. 사과를 자르면 절단면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현상을 해결하고 생분해성 용기 사용 등 친환경적인 가공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을 자르면 절단면이 갈색으로 변한다. 맛은 그대로이지만 보기에 좋지 않다. 조각으로 담을 수밖에 없는 과일도시락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주 요인이었다. 소금물에 넣는 등 갈변현상 방지 팁도 있지만, 상업화에는 한계가 많았다.
황찬영(60ㆍ사진) 과일드림 대표는 “안동 특산의 사과를 이용한 과일도시락을 개발해 공급하면 사과의 부가가치를 높여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갈변현상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논문과 자료를 샅샅이 뒤진 끝에 일본의 한 업체가 사과 과일도시락을 판매중인 사실을 알았다. 황 대표는 “3년 전쯤 일본 회사를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기술제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역 농민 10명과 함께 사과ㆍ배 우수농산물관리(GAP) 작목반도 구성했다”며 과일도시락사업 추진과정을 설명했다.
기술제휴에 안주하지 않았다. 손호용 안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신선편이(新鮮便易)식품의 실증연구를 실시, 갈변 없이 15일간 유통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15일 유통은 국내 최초다. 신선편이(新鮮便易)는 과일을 절단가공 후에도 수확 당시의 신선도를 유지한 채 유통시키는 것을 말한다.
작목반 설립 첫해부터 러시아와 베트남 시장 개척에 나서 지난해까지 세척사과와 배, 딸기 등을 20만 달러어치 수출했다. 지난해 말 생산설비를 증설, 올해부터는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과일드림은 농림축산식품부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적격업체로 선정됐다.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할 길이 열린 것이다. 100% 생분해플라스틱(PLA) 컵 용기에 담아 초등학교 돌봄교실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전처리부터 아이들이 먹을 때까지 36시간 이내에 냉장유통된다.
황 대표는 “과일의 작은 차이를 만들어 간다는 비전 아래 농촌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건강한 과일로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더 높은 가치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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