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크루즈선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금지 권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의 대다수는 중국에서 발생하며 사람들은 섣부른 판단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라이언 팀장은 “일각에서는 우리가 크루즈선을 타지 말거나, 공항에 가지 말거나, 특정 인종 집단을 피해야 한다고 말이 나온다”며 “그런 주장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계속 기능할 수 있게 해 주는 위험 관리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가 잠재적인 병원체와 접촉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유람선들을 교란시키려 한다면 우린 어디서 멈춰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WHO의 진단과 달리 크루즈선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선 확진자 99명이 추가로 확인돼 선내 감염자는 총 454명에 이르렀다. 캄보디아의 입항 중인 웨스테르담호에 탑승했던 83세 미국 여성도 확진자로 판명됐다.
한편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브라질 대표 축제인 카니발(25일)도 강행하면서 이곳에도 각종 대형 크루즈선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달 초부터 외국 관광객을 실은 대형 크루즈 선박이 리우데자네이루시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오는 29일까지 모두 12대의 대형 크루즈 선박이 리우 시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2대 가운데 8대는 외국 크루즈 선박이며, 크루즈 선박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리우 항만 관계자는 “크루즈 선박 입항 규모는 최근 20년 만에 가장 많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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