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강풍과 폭설…뱃길 끊기고 항공기 운항 차질

제주 산지에 폭설이 쏟아진 17일 오전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광장에서 공원 관계자가 장비를 이용해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 강풍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뱃길이 끊기고,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라산에는 폭설로 이틀째 입산이 금지되고, 산간도로들도 통제됐다.

17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에는 대설경보, 북부ㆍ남부ㆍ서부에는 대설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전날부터 대설특보가 내려진 산지는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한라산 진달래밭에 55.5㎝, 윗세오름 20.8㎝, 어리목 21.1㎝의 눈이 내렸다. 여기에 기존에 쌓여있던 눈까지 더해져 현재 진달래밭은 73.4㎝, 윗세오름은 41.7㎝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산지 외 다른 지역도 눈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서광 5.7㎝, 유수암 5.3㎝, 산천단 3.6㎝의 눈이 쌓였다.

대설경보가 발효된 한라산은 이틀째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도로인 1100도로는 대형과 소형 차량 모두 통행이 금지되는 등 산간도로 대부분에서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전역과 산지 등에 강풍ㆍ대설특보가 내려진 17일 제주공항에서 제주와 내륙을 오가는 항공편의 결항과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윈드시어(돌풍)와 강풍 특보가 내려진 제주공항은 타 지역 공항의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 오후 5시 현재까지 21편이 결항하고 45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해상에도 강한 바람으로 인해 높은 파도가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효됐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7개 항로 10척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산지와 중산간은 물론 도심까지 강풍과 함께 눈이 쌓여 일부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곳곳에서 낙상사고와 눈길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18일) 아침까지 눈이 내리다가 오전 중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도로가 얼어 매우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며 “또 모레(19일) 아침까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고 예보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