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예정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하지는 않지만 최근의 검찰 개혁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일선 검사장들이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17년 만에 검사장들을 소집한 이례적 회의인 만큼 이견을 해소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는 않다. 추 장관과 검찰은 이번 만남이 갈등을 수습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검사장 회의의 주된 논의 대상은 법무부가 제시한 검찰 수사ㆍ기소 주체 분리 방안이다. 윤 총장은 지난 13일 “소송을 준비하고 법정에서 공소 유지를 하는 사람이 소추(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추 장관을 향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수사ㆍ기소 분리는 찬반이 팽팽한 사안이다. 수사검사의 무리한 기소를 제어할 장치의 필요성과 권력 범죄 대응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교차한다. 현 정권 방탄용 논란은 추 장관의 부인으로 불식된 만큼 본질적 차원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법무부가 제시한 안건에는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 외에 검찰 개혁과 관련된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주목되는 것은 법무부가 이번 회의 개최를 알리면서 ‘소통’에 방점을 두겠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다. 추 장관은 취임 후 대검 참모진 교체와 직제 개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 제출 거부 등으로 검찰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다.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검찰의 힘을 빼서 현 정권 수사를 막아 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말이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걸 보면 일련의 조치가 반드시 정권의 뜻을 대변한다고 하기도 어렵다.
권력 편에 서 있던 검찰을 시민들 품으로 돌리려면 검찰 구성원들의 동의나 협조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추 장관은 일방적으로 검찰을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지우고 검찰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 국민들은 추 장관과 검찰의 끝없는 싸움에 지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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