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안 돼” 3당 합당 추인 보류… 박주선 등 “계속 반대하면 탈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통합 추인 거부’로 17일 바른미래당ㆍ대안신당ㆍ민주평화당의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3당이 ‘호남 신당’을 내건 민주통합당으로 합당하려던 계획은 일시 정지됐지만, 손 대표를 제외한 3당의 의원들은 공동교섭단체를 출범시키는 등 일단 ‘개문발차’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호남 신당은 결코 새로운 일이 될 수 없다”며 돌연 합당 거부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추진위원회가 합의한 ‘민주통합당 합당문’ 추인을 보류했다. 손 대표는 통합 신당의 대표 임기 보장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 대표가 끝내 거부 의견을 고수하면,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18일 당내 비례대표 의원들의 ‘셀프 제명’과 지역구 의원의 탈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하루 정도는 손 대표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상 비례대표 의원은 임의 탈당을 할 수 없고, 당 차원에서 제명 처분을 내려야 당을 떠날 수 있다. 비례대표 셀프 제명이 성사되면 바른미래당에는 손 대표만 남는다. 사실상 ‘1인 정당’이 되는 것이다.

3당 의원들은 공동 교섭단체를 꾸려 손 대표를 압박했다. 3당 통합추진위원회는 17일 의원회관에서 ‘통합 의원총회’를 열어 공동 교섭단체인 ‘민주통합 의원모임’ 구성에 합의했다. 장정숙 의원은 “합당의 불씨를 위해 오늘 교섭단체를 만들었다”며 “손 대표와의 이견 조율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는 바른미래당 7명, 대안신당 8명, 민주평화당 5명, 무소속 1명 등 의원 21명이 참여했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 기준(20명)을 넘긴 것이다.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이 맡는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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