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 프로듀서 “우리 영화 바탕 제작” 고소 뜻 밝혀 
 배급사 CJ측 “고소 접수 아직… 아는 바 없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Minsara Kanna)’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인도 현지에서 제기됐다. 해당 영화의 관계자는 봉 감독을 고소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쳤다.

인도의 대표적 영자신문 타임스 오브 인디아(인디아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타밀어 영화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가 봉준호 감독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민사라 칸나는 1999년 인도에서 개봉한 영화다.

인디아 타임스에 따르면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 테나판(PL Thenappan)은 “아카데미 수상 후 ‘기생충’을 봤다”며 “그 영화는 우리 영화의 기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두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라며 “한국 영화 제작사가 타밀어로 제작한 영화들에 종종 소송을 건 일들이 있었는데 모든 것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봉 감독의 고소를 두고 현지 변호사와 논의하는 중으로, 조만간 국제 변호사까지 선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영화 시나리오를 쓴 라비쿠마르(Ks Ravikumar)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스카 수상작 스토리에 영감을 줬고, 오스카가 가치 있게 여길만한 이야기를 20년 전에 이미 선택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표절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자신이 쓴 시나리오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라비쿠마르 감독은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큰 상을 받은 것을 축하해주고 싶다”고도 했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민사라 칸나는 한 젊은 남성이 백만장자의 어린 여동생과 독일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후 고향 인도로 돌아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남성은 백만장자의 집에 보디가드로 고용되고, 그의 남동생과 누나도 백만장자 집에서 각각 집사와 요리사로 고용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민사라 칸나와 기생충이 유사한 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인도 현지인 등 일각에서는 민사라 칸나와 기생충 모두 부잣집에 침투해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요소는 꽤 유사하지만, 진행 방식은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보다 낫다”(mu****), “두 영화가 비슷할지언정 표절은 아니다. 민사라 칸나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니다”(ii****), “기생충 이야기 구성이 민사라 칸나와 비슷하다”(me****) 등이다.

반면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는 “저 인도 사람은 이미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 봉준호 팬은 (민사라 칸나를) 한번은 보겠다”(vi****), “영화 안 봐도 된다. 이미 노이즈 마케팅으로 영화 조회수 꽤 올렸을 거다”(루****), “애초에 영화 성격이 다르지 않냐”(철****) 등 전혀 유사하지 않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생충 측은 표절 주장과 고소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기생충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7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표절과 관련해 당사에 고소가 접수된 건 아직 없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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