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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변수로 꼽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이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새로운 회계와 자본규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건전성 기준이 크게 강화되는 만큼 자본 확충에 부담을 느끼는 보험사들이 시행 연기를 요구하거나 일괄적인 기준 적용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새 회계ㆍ감독 기준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이 같은 논란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새 회계ㆍ감독 기준, 해외서도 논란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을 지정하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다음달 중 회의를 열고 IFRS 17의 시행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IASB는 이미 2018년 유럽과 한국의 중소형 보험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행 시점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미래 보험료와 보험금을 예상한 뒤 여기에 현행 이자율을 적용해 미래 부채 규모를 산출하는 식으로 부채를 주기적으로 재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증가할 위험이 커진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업계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IASB는 공식적으로는 “연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연기 안건을 논의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라는 반응이다.

국내 보험사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지만, K-ICS 도입에 참고 대상이 되는 국제보험자본기준(ICS) 역시 미국 등의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ICS를 제정하는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는 지난해 11월 기존 ICS를 재조정한 ICS 2.0을 채택하고 2020년부터 5년간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미국은 자체 지급여력비율(RBC) 규제만으로도 건전성이 충분히 증명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미보험감독자협의회(NAIC)는 미국의 경우 주별로 보험사에 적용되는 건전성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한 규제를 기업집단 전체에 적용하는 ICS 2.0 방식은 큰 추가비용이 든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 “상당기간 적용 유예 조치 불가피”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해외의 이런 상황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IFRS 17의 시행이 국내 건전성 감독기준인 K-ICS의 시행과 연결되고, , ICS 2.0을 둘러싼 국제적인 논란은 금융당국이 조만간 확정할 최종안(K-ICS 3.0)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우려하는 가장 큰 대목은 향후 금리 하락 폭에 따라 자본건전성 비율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저금리에 대응하는 기간이 비교적 짧았고 새 회계기준과 감독기준을 한번에 도입하는 부담도 크다”며 “규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경과조치 기간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K-ICS에 따른 감독 규제의 적용을 유예하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선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보험사들은 경과조치를 시행하더라도 구체적 내용이 빨리 마련돼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의 경우 특히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 따른 부채를 현재의 낮은 금리로 평가하면서 자본 확충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이라며 “유럽이 새 감독기준을 도입할 때와 유사한 경과조치를 두어 기업들이 시가평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국내외 보험사 새 회계 감독 기준 도입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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