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한번, 가구당 1명 외출 가능

발열 증세 이웃 신고하면 포상금

中 사망 1770명, 확진 7만명 넘어

확산세 잡으려 극단적 봉쇄 조치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적십자병원에서 16일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 호흡기를 채우고 숨쉬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이 17일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던 24시간 주민통제를 전역으로 확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극단적 봉쇄 조치다.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연일 방역을 강조하며 현장 인력을 다그치는 가운데, 일선 요원들이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후베이성정부는 이날 “주택가를 가장 엄격하게 폐쇄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사흘에 한 번, 가구당 한 명만 물건을 사러 외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공공장소는 폐쇄되고 방역ㆍ의료ㆍ생필품 수송 등 특수ㆍ공무 임무를 제외한 모든 차량 운행도 금지된다. 시장ㆍ호텔 등 필수시설은 정해진 시간에만 출입할 수 있다. 농촌에선 모임이 금지되고 마을 밖으로 드나들 수도 없다. 발열 증세를 보이는 이웃을 신고하면 500위안(약 8만5,000원)을 지급하는 등 주민 상호간 감시도 강화했다.

후베이성은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가 시작된 우한시를 시작으로 사망자가 두 번째로 많은 황강시를 비롯해 홍후시, 스옌시 장완구 등에서 전시에 준하는 통제령을 내리고 주택가를 봉쇄해왔다.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주민들은 지역위원회로부터 생필품을 전달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우한을 시작으로 후베이성을 외부로부터 봉쇄한 데 이어 주민들의 내부 이동까지 차단하더니 이번엔 이 같은 초강경 조치를 더 확대한 것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일간 구류 처분도 내려진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3일 소집된 당 중앙조직부 소식을 이날 뒤늦게 전하며 방역 열기를 고조시켰다. 당시 회의에선 후베이성 40만명, 베이징시 5만명 등 각 지역 간부의 책임감과 투쟁심을 강조하며 “전염병 통제 최일선에 보루를 쌓고 반드시 승리해 당을 옹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조직부는 1억명에 달하는 당원들의 인사ㆍ관리를 총괄하는 핵심조직이다.

하지만 ‘방역 전쟁’ 장기화로 현장의 피로와 부담이 커지면서 마냥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닌 상황이다. 주홍밍(諸宏明)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기층사부사장은 “방역과 무관한 문서는 보내지도 열어보지도 말라”고 촉구했다. 또 “아파트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했더라도 입주민 모두를 밀접 접촉자로 관리하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400만명의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검진과 환자 격리, 진료 등에 나섰지만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든 만큼 완급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 최고지도부는 내달 3일 시작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연기를 검토중이다. 양회가 1995년 이후 단 한번도 연기된 적 없는 연례 최고 정치행사란 점에서 자칫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대응능력 부족으로 여겨지는 것까지 감수하겠다는 건 이번 사태를 그만큼 엄중하게 본다는 의미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집권 첫 해인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창궐 때는 양회를 강행했었다.

국가위생위는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16일 하루 105명 늘어 1,77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2,048명 증가해 7만548명에 달했다. 지난 3일 89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베이성 외 지역 추가 확진자는 155명으로 13일 연속 감소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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