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사정 고려 15억 납부일 연장 요청
강원도 “21일까지 이행 않으면 협약 무산”
강원도와 매킨리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협상이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5억원의 ‘계약이행 보증금’ 납입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매킨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매킨리 컨소시엄은 17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매킨리 측은 지난달 20일 협약을 통해 명시한 계약이행 보증금 15억원을 1차 기한인 지난 16일까지 납입하지 않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국 및 홍콩기업 8곳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돼 납입기한을 더 늘려달라는 게 매킨리의 요구다. 현지 사정상 물리적으로 최종 기한인 21일 납부는 힘들다는 것이다.
매킨리 컨소시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보증금 납입에 대한 협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실사팀도 한국에 입국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매각 절차 연기를 강원도에 요청한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예정대로 매각 조건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권용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원칙적으로 21일까지 계약이행 보증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본 협약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알펜시아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앞으로 알펜시아 매각 진행 절차를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브리핑에선 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매킨리 컨소시엄이 불과 15억원 납입 연장을 요구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맥킨리 측은 “현재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3명 이상이 모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결재 등 회사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컨소시엄 대표 기업에서 수표를 발행하려 했으나 강원도가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도 되지 않는 계약보증금 15억원을 8개 글로벌 금융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날짜 안에 내지 못한다는 사유를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또 “30초면 온라인 뱅킹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시대에 보증금 입금이 지연되고 이를 늦춰달라는 것은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애초 8,000억원대로 알펜시아를 매입해 1조원대 투자를 하겠다는 글로벌 금융회사의 실체가 더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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