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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싫어!" 산책만 나갔다 하면 길바닥에 나동그라지는 관종 비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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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싫어!" 산책만 나갔다 하면 길바닥에 나동그라지는 관종 비만견

입력
2020.02.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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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책은 귀찮다개... BassetBuck 트위터
아, 산책은 귀찮다개... BassetBuck 트위터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건 참 힘들죠. 그래서 저도 오늘 출근이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그냥 집에서 배달 음식 시켜 먹으며 넷플릭스 보는 게 최고인 줄 알면서도 집을 나서야 하는 고통! 오늘은 정말 집에서 쉬고 싶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 눈물을 머금고 출근하는 슬픔! 모두 공감하실 거라 믿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고통을 감내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과 달리 하기 싫은 일은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강아지의 사연을 준비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The Dodo)를 통해 보도된 운동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비글, ‘스텔라 빈(Stella Bean)’입니다. 반려인 트레이시 벅(Tracy Buck)씨는 스텔라가 운동을 거부하는 모습을 찍어 개인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했는데요, 이 모습이 인터넷상에서 큰 관심을 모으게 됐다고 합니다. 스텔라는 대체 얼마나 운동을 싫어하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큰 반응을 보인 걸까요? 아래가 바로 그 화제의 영상입니다.

도로 위에 벌러덩 누워버린 스텔라의 모습이 정말 귀엽죠? 배가 어찌나 통통한지 한번 손가락으로 콕 찔러 보고 싶기까지 합니다. 스텔라는 원래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였는데, 그 때도 이미 비만 상태였다고 해요. 스텔라가 워낙 애교가 많고 넉살이 좋은 친구라서 여기저기서 뭘 많이 얻어먹고 다녔던 게 아닐지 추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텔라는 길거리에서 혼자 살아가다가 지역 동물 보호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이 보호소에서도 악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다른 강아지들과 비교했을 때 특출나게 식탐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보호소 직원들에게 이름을 떨쳤다고 하네요.

누울 건데 왜? BassetBuck 트위터
누울 건데 왜? BassetBuck 트위터

동물 보호소를 통해 벅 씨에게 입양이 된 후에도 스텔라의 살은 전혀 빠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먹는 건 너무 좋아하는데, 움직이는 건 싫어하니 당연한 결과겠죠? (이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은 건 왜일까요?) 벅 씨가 아무리 스텔라를 움직이게 하려고 해 봤자, 스텔라는 산책만 나갔다 하면 이렇게 드러누워 버리곤 한다고 해요.

​그럼 이 고집쟁이 스텔라를 어떻게 일으키면 좋을까요?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벅 씨에 따르면 스텔라를 설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관심 주기’라고 합니다. 길바닥 위에 뻗은 스텔라의 배를 살살 만져 주거나, 자꾸 말을 거는 식으로 관심을 표현하면 스텔라는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다고 해요. 이 녀석, 사실은 운동이 싫은 게 아니라 벅 씨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

요렇게 배를 살살 만져주면 벌떡 일어나는 스텔라! BassetBuck 트위터
요렇게 배를 살살 만져주면 벌떡 일어나는 스텔라! BassetBuck 트위터

​그러나 스텔라가 언제나 호락호락한 건 아닙니다. 이 녀석, 사실은 상당한 기분파이기 때문이죠. 어떤 날은 조금만 관심을 보여 줘도 혓바닥을 보이며 벌떡 일어나다가도, 어떤 날은 10분이 넘도록 일어나지 않는 날도 있다고 해요. 결국 바닥에 얼마나 누워있을지는 스텔라의 기분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벅 씨는 어쩔 수 없이 변덕쟁이 스텔라에게 모든 걸 맞춰 주고 있다고 하네요. 보호소에서부터 유명한 고집쟁이였다더니, 정말 황소고집이 따로 없네요.

산책이 매일 이런 식이니 동네 사람들 모두가 스텔라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다고 합니다. 모를 수가 없겠죠? 웬 뚱뚱한 강아지가 길바닥에 누워있는데 사람이 가서 열심히 배를 만지고 달래 주면 벌떡 일어난다니, 사람들 이목을 끌 수밖에요. 스텔라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는 ‘이 개, 정말 괜찮은 거 맞죠?’라고 와서 묻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텔라의 이런 고집에 익숙한 동네 사람들은 ‘저거 또 저러고 있네..’ 라며 그냥 고개를 절레절레 젓거나, 크게 웃고 지나가버린다고 합니다. 벅 씨는 ‘스텔라의 행동이 웃겨서 그런 것도 있지만, 분명 저에 대한 측은함도 어느 정도 담긴 웃음이었어요’라며 씁쓸한 한 마디를 남겼답니다.

산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벅 씨는 스텔라와의 운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고 해요. 스텔라의 건강을 위해서죠. 아무래도 좋든 싫든 간에 스텔라는 계속 운동을 하러 밖에 나가야 할 것 같네요. 스텔라야, 힘내! 싫어도 해야지 어쩌겠니! 나도 매일 출근한단다.

평소에는 이렇게 귀여운 모습이라구! 스텔라와 반려인 트레이시 벅 씨. The Dodo 홈페이지 캡처
평소에는 이렇게 귀여운 모습이라구! 스텔라와 반려인 트레이시 벅 씨. The Dodo 홈페이지 캡처

이주희 동그람이 에디터 2j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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