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있나요? 저는 자기 전에 누워서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죠. 너무 피곤한 날이면 그냥 베개에 머리만 대도 쓰러져 잠들 테지만, 웬만하면 꼭 자기 전에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답니다.
오늘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만을 기다리는 강아지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지난 5일(현지시간),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The Dodo)를 통해 전해진 소식입니다. 미국 미시간 주에 사는 1살짜리 골든리트리버, ‘무스(Moose)’입니다. 원래 골든리트리버 친구들은 성격이 다정다감하고 순한 걸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이 친구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해요. 유독 순둥순둥한 성격 덕분에 이웃 사람들에게는 물론 이웃집의 수많은 강아지들로부터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랑이 많은 무스도 물론 이들을 사랑하죠!
그러나 무스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사실 따로 있다고 해요. 무스의 무한한 애정을 받고 있는 그 주인공은 바로 택배 기사라고 합니다. 무스는 항상 창가에서 택배 기사가 모는 트럭이 오고 있는지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 가끔씩 쉬기도 하지만 택배 트럭이 주로 도착하는 아침 시간이 되면 귀신같이 창가에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밖을 주시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트럭이 오는 소리가 들리거나, 트럭의 모습이 보이면 ‘개흥분’모드로 돌변한다고 합니다. 반려인 메건 그루진스키(Meghan Gruszynski) 씨도 평소에 항상 순둥하기만 하던 무스의 180도 달라진 모습에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고 해요. 얼마나 좋았으면 그렇게 난리를 쳤던 걸까요?
참, ‘개들이 시간을 알 수 있는 거야? 어떻게 택배 트럭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창가에 가 있는 거지?’ 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짤막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려 해요. 사실 개들이 정말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여러 학설이 존재하는데요.
‘개들이 특유의 후각으로 공기순환에 따른 공기 속 입자들의 변화를 감지해 시간의 움직임을 추측한다는 말도 있고, 강아지들이 특정 사건 전후로 반복되는 패턴을 파악하고 행동하는 게 시간을 읽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도 있다고 해요.
다시 무스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무스는 택배 기사가 도착하면 달려 나가 온몸으로 반가움의 인사를 건넨다고 해요. 동영상만 봐도 아시겠죠?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건 물론이고, 뒷다리로 서서 마치 포옹을 하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마당에 나온 무스를 우연히 마주친 택배 기사가 무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쓰담쓰담 해 주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과 같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해요.
택배 기사가 무스에게 유독 반가운 인사를 건넸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슬프게도, 택배 기사의 반려견이 최근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해요. 그래서 행복하고 활기찬 모습의 무스를 보며 자신의 반려견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비록 내 강아지는 떠났지만, 무스의 모습을 보며 큰 위로를 받았을 택배 기사의 숨겨진 사연을 알고 나니 이 우정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택배 기사는 ‘매일 아침 무스를 만나는 건 저에게도 선물 같은 일입니다’라며 무스에 대한 애정을 한껏 표현하기도 했답니다. 서로 매일 아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 주는 이들의 우정이 참 부럽네요!
이주희 동그람이 에디터 2j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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