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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청 연설비서관 “작은 승리 착각하면 파국…유연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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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청 연설비서관 “작은 승리 착각하면 파국…유연해져야”

입력
2020.02.17 06:52
수정
2020.02.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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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오른쪽)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지난해 6월 25일 문 대통령 러시아 국빈방문 중 청와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신동호(오른쪽)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지난해 6월 25일 문 대통령 러시아 국빈방문 중 청와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는 글을 올렸다. 신 비서관은 19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해왔던 청와대 ‘원년 멤버’다.

신 비서관은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국을 걱정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스위스 추상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 ‘새로운 천사’ 사진과 함께 올렸다. 신 비서관은 “역사는 진보한다고 하지만, 반드시 진보해야 한다는 생각은 역사의 모든 역동성을 단순화시킨 결과다.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신 비서관은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썼다. 이어 “진보의 미덕은 한 번 세운 뜻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그 원칙으로 변화를 가져왔든, 실패했든, 그 원칙에 오류가 증명되었든, 상황이 바뀌었을 때, 과감히 그 시대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비서관은 각주를 통해 "미학자 진중권은 '새로운 천사'를 두고 '원래 한 몸이었으나 세상에 태어나면서 둘로 쪼개져야 했던 자신의 반쪽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 비서관은 “각주까지 포함해 이 글 전부는 창작된 글”이라고 밝혔다.

신 비서관이 ‘파국’이나 ‘유연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최근 여권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정부는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출범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을 겪으며 진보 진영 내에서도 ‘촛불 정신’을 구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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