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취하 이후에도 후폭풍 여전

“사과없이 슬쩍… 사안 매듭 안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4.15 총선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상인이 건넨 부채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칼럼 고소’ 사건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위축’ 지적 속에 14일 당은 고소를 취소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다시 신고를 접수하며 칼럼과 필자를 문제 삼고 있다.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신상 털기’ 고통을 호소하며 재차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민주당만 빼고’가 거듭 회자되는 등 사건의 여파가 길어지자 4·15 총선을 앞둔 민주당 의원들은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인 최성식 변호사, 온라인매체 더브리핑 대표인 고일석 대표기자 등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과 임 교수를 선관위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16일 통화에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규정이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해당 칼럼은 이 규정 위반이라고 생각해 신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칼럼에서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한다”며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라고 썼다. 이에 민주당은 임 교수 등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으나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자 고소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14일 이를 취소했다.

판단이 다시 선관위로 넘어가면서 당의 고소 취소와 무관하게 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후폭풍이 계속되자 임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저의 신상을 캐고 마침내 선관위에 고발까지 했다”며 “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무거운 표정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칼럼 논조에 찬성하지 않고 또 부당하게 느껴졌을 당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그간 국정 운영 방식에 섭섭함을 느꼈을 분들, 침묵하는 다수 중도층이 분노할 빌미를 이번 사건이 제공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20~30%대로 늘어난 무당층, 중도층의 표심 확보가 중요한 총선 국면을 감안할 때 논란이 길어질수록 여당엔 무거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처 방식이 특히 더 문제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른 수도권 의원은 “당의 자기교정 능력이 떨어져가는 게 아닌가 하는 장면이 늘고 있다”며 “고소 취소를 보다 명확한 사과와 함께 했어야 사안이 매듭지어지고 다음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커지는 논란을 의식한 듯 종로 유세에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거듭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15일 광장시장을 찾은 이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기본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사정 등을 지적하는 상인들에게는 “야단 쳐 주셔서 감사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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