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칼럼 ‘선거법 위반’ 논란

법조계 “특정 후보자 당선 낙선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표현의 자유 위축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미리 교수 제공

더불어민주당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민주당이 검찰에 고소하며 근거로 든 핵심 법리는 사전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254조다. 현행 선거법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21대 총선은 4월2~14일) 전 사전 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임 교수가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취지의 칼럼을 쓰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이 고소를 취소한 후에도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임 교수를 다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하는 등 반발했다. 임 교수는 정말 선거법을 위반할 것일까.

일단 법조계에서는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 쪽에 무게를 싣는다. 임 교수의 칼럼이 선거운동이 되려면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를 위해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지지ㆍ선전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황정근 변호사는 16일 “임 교수는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만 했지, 특정 후보자를 지칭하지 않았기에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선관위 고위 관계자 출신 한 인사도 “언론에 실리는 기사나 칼럼이 선거운동 효과가 있더라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이를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선관위의 기본 원칙”이라며 “임 교수 칼럼이 선거법 위반이라면 정부ㆍ여당에 적대적인 논조의 기사나 사설 모두 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임 교수를 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에 신고한 최성식 변호사는 “2016년 20대 총선 전에 학생들이 ‘새누리당만 빼고 찍자’는 운동을 했다가 대법원에서 ‘선거운동 기간에는 누구나 운동을 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곧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특정 정당 반대 활동을 하면 유죄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엔 20대 총선 당일 나경원ㆍ김무성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시민기자 글을 올린 오마이뉴스 편집기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벌금 50만원 선고유예)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언론중재위원회 산하 선거기사심의위원회(이하 선심위)가 임 교수 칼럼에 대해 선거법 위반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이 또한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 있다. 선심위는 언론의 공정보도 의무를 정한 선거법 8조를 근거로 임 교수 칼럼에 가장 낮은 수위의 ‘권고’ 결정을 내렸다. 임 교수가 선거법이 금지한 선거운동이나 투표권유 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8조는 언론이 선거기간 특정 정당에 유불리하게 보도를 하지 말자는 취지로 제정됐지만, 처벌 조항이 없는 선언적 조항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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