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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이 유럽의 안보 위협”… “거짓말” 맞받아친 中

입력
2020.02.16 19:03
수정
2020.02.16 19: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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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서 격돌한 美中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뮌헨=EPA 연합뉴스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뮌헨=EPA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안보문제 협의체인 뮌헨안보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미국 외교ㆍ국방 당국자들은 “중국이 러시아보다 더 유럽에 위협적”이라고 몰아붙였고, 중국은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양국 정상 간 신뢰 분위기가 무색할 만큼 패권 경쟁의 양상은 되레 날이 잔뜩 서 있는 모습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미국 국방전략보고서(NDS)는 러시아보다 중국이 우리의 주요한 도전국이라고 적시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 안보전략상 최대 위협 국가라는 의미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은 내부에서 자유를 억압하고 외부에선 약탈적인 경제 관행을 보인다”면서 “가장 우려되는 건 공격적인 군사 태세”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2049년 초일류 군사강국 목표에 대한 경계심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당면한 위협으로 또 다시 ‘화웨이’를 거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사이버안보 영역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중국 정보기관의 ‘트로이 목마’”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을 향해 “주권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은 결코 공짜일 수 없다”고 했다. 영국이 최근 고심 끝에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의 일부 참여를 허용키로 한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 배제 입장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기반으로 중국의 군사ㆍ경제적 팽창에 공동 대응하자는 주장도 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유럽 위협론’을 강조하며 “중앙뿐 아니라 지방정부까지 포섭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점차 유럽 전역과 세계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서구의 이념적 지주인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초당적인 적대적 태도”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그들(에스퍼ㆍ폼페이오 장관)은 어디를 가든 중국에 대해 같은 말을 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미국이 중국의 급격한 발전을 바라지 않고 사회주의 국가의 성공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이 NDS상 2순위 도전국으로 분류된 점을 언급하며 두 나라를 ‘불량정권’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선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 일주일간 임시 휴전합의에 도달했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평화협상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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