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기숙사ㆍ 건물 출입구 축소 등 방안에도 “공동 시설 많아” 불안감
중국인 유학생이 약 2,600명(지난해 4월 기준)에 달하는 중앙대는 극도의 긴장 속에 새 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유학생 수백명이 중국에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중앙대는 기숙사 2개 동 중 1곳을 중국인 유학생 전용동으로 지정해 격리하기로 했다. 중국인 유학생 입주 기간도 20일부터 25일까지로 특정, 다음달 14일부터인 한국인 학생 입주 시기와 분리시켰다. 중앙대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기숙사에는 열감지화상카메라와 체온 측정기를 설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이 개강과 함께 몰려올 중국인 유학생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차원에서 원격 수업 여건을 갖춰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 연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다소 늦춰진 개강에 맞춰 들어오는 유학생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6일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유학 중인 중국 학생은 지난해 4월 기준 6만9,287명에 달한다.
특히 각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묵을 기숙사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경희대도 중앙대와 마찬가지로 서울ㆍ국제 캠퍼스에 각각 중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 1개(세화원ㆍ우정원)를 지정해 기숙사 입주 마지막 날인 25일부터 잠복기가 끝나는 2주 간 격리한다. 약 450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두 기숙사에 격리될 예정이다. 이 밖에 한양대와 건국대 등도 일부 기숙사를 중국인 유학생 전용으로 지정해 1인 1실 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 내 대학들은 더욱 엄격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충남과 경북 등지의 대학들은 기숙사 격리는 물론이고 전세버스를 마련해 중국인 유학생이 국내에 도착하는 공항에서부터 기숙사까지 한꺼번에 이동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학마다 마스크, 손 세정제, 손 소독제, 열화상 감지 카메라 등 방역물품을 지원할 것”이라며 “기숙사 숙식비 등 중국인 유학생 별도관리에 사용하는 추가 비용 대부분도 부담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은 시설물 관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최근 서울 및 국제 캠퍼스 내 각 건물의 출입구를 1개씩으로 축소했다. 학생과 교수 등 관계자들은 해당 출입구에서 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닦아야만 건물로 들어갈 수 있다.
각 대학의 예방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개강을 앞둔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기숙사 밖에서 생활하는 유학생들은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식당이나 헬스장 등 기숙사 내 공동시설 사용을 허용하는 학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는 문자 메시지와 전화 등을 통해 기숙사 밖 유학생의 상태를 수시로 관리하고, 도시락을 제공해 공동시설 사용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나 학내 인력과 장비 등 여건이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수도권 대학 한 관계자는 “전용 기숙사 지정으로 한국과 다른 국가 학생들이 묵을 기숙사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유학생 모니터링과 생활 관리 등에도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진땀을 빼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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