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가능성 확인… 3년 뒤 사람 임상시험 계획”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실은 미세 로봇을 실험동물에 주입해 손상된 무릎 연골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은 바이오트코리아, 전남대병원과 함께 마이크로 의료로봇 ‘스템셀 네비게이터’를 이용해 토끼의 무릎 연골을 재생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제 동물에서 체내 삽입형 마이크로 의료로봇으로 연골 재생을 확인한 건 세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지름 약 35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의 스템셀 네비게이터는 체내에 들어가면 서서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재료로 만든 다공성 구조체 표면에 자성을 띠는 입자들을 부착한 미세 로봇이다. 연구진은 이를 연골이 손상된 토끼의 무릎에 주사하고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었다.
표면의 자성 입자에 자기장 신호가 전달되자 로봇은 손상된 연골 부위로 스스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이후 3주간 관찰한 결과 건강한 연골세포가 생겨났고, 로봇은 녹아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구조체에 뚫린 많은 구멍에 들어 있던 줄기세포가 손상 부위에서 연골세포로 자라났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선 현재 환자에게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나 연골세포를 무릎에 주입하는 방식의 세포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세포가 스스로 환부로 정확히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를 많이 넣거나 무릎을 절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를 실은 마이크로 로봇이 이런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광준 KIMIRo 연구원은 “마이크로 로봇 상용화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라며 “3년 뒤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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