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유재국 경위 1계급 특진 추서
“임신한 아내 남겨두고…” 애도
“한강경찰대 요원으로서 더 필요한 게 있다 싶으면 외부에서라도 따로 배워 와서, 인명 구조에 힘쓸 정도로 열정이 넘치던 동료였습니다.”
한강에서 투신한 사람을 수색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서울 한강경찰대 수상구조요원 유재국(39) 경위를 떠올린 현장 동료들은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유 경위는 15일 오후 2시쯤 서울 마포구 가양대교 북단 교각 인근에서, 투신자를 구조하던 중 숨졌다. 119수난구조대가 교각 돌 틈에 몸이 낀 유 경위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는 끝내 숨졌다.
유 경위는 2007년 8월 순경 공채로 입직해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서 일했다. 2017년 7월 한강경찰대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매년 수십명의 한강 투신자들을 살려내면서 남다른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유 경위와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근무한 한 동료는 16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유 경위는 오랜 기간 한강경찰대 소속으로 현장에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베테랑이었다”고 돌이켰다.
유 경위는 근무 시간 외에도 꾸준히 인명 구조 기술을 배울 정도로 책임감이 컸다고 한다. 한 동료는 “유 경위는 구조대원으로서 자신이 수영능력, 잠수능력 같은 것들이 부족하다 싶으면 밖에서 따로 배워오는 친구였다”면서 “배운 게 있으면 즉각 동료와 후배들에게도 가르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소 유 경위를 따랐던 동료들은 이날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 차려진 유 경위의 빈소를 찾아 잇따라 애도했다.
유 경위의 아내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또 다른 한강경찰대 동료는 “몇 년 전 결혼한 아내가 임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두고 떠나게 돼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그를 경사에서 경위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장례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열린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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