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SUV 세그먼트의 과열은 그 정도와 속도가 과도하여 어쩌면 ‘블루오션’의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바꿔버릴 것 같았다. 그러나 ‘위기’라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착실히 쌓아 올린 경제 시스템과 규모는 물론 국내외 금용 시스템의 도움 아래 ‘시장의 확대’에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각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감성을 담은 또 다른 SUV를 개발하고 또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이 다시 한 번,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존재를 선보였다.
어느새 3세대를 맞이하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위에 새로운 비전을 담아내고, 또 폭스바겐 그룹의 여러 대형 SUV에서 호평을 받은 새로운 ‘기틀’, ‘MLB 에보’ 플랫폼의 진가를 담아낸 폭스바겐 투아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과연 폭스바겐의 새로운 투아렉은 어떤 가치와 매력을 제시할까?
확실한 프리미엄 SUV로 그려진 존재
흔히 폭스바겐 그룹의 여러 브랜드를 떠올려 보면 ‘폭스바겐’은 늘 대중 시장을 노린 ‘볼륨 브랜드’의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폭스바겐은 전세계 각국에서 브랜드 밸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또 아테온 등과 같은 ‘니어 프리미엄(Near Premium)’의 감성을 담은 모델들을 연이어 제시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데뷔한 3세대 투아렉은 아테온이 추구했던 ‘니어 프리미엄’이 아닌 ‘진정한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4,880mm의 전장과 각각 1,985mm와 1,700mm의 전폭과 전고가 자아내는 대담함 아래 브랜드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리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디테일을 더했다.
덕분에 같은 MLB 계열 플랫폼을 공유한 아우디 Q7 등과 비교하더라도 ‘하위 모델’이 아닌 ‘동등한 존재’ 임을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감과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시한다. 특히 더욱 명료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전면 디자인과 균형감과 완성도를 높인 후면 디자인의 조화는 상당히 높은 만족감을 제시한다.
여기에 깔끔함을 강조한 프리미엄 및 프레스티지 트림과 시각적인 매력과 대담한 감성을 연출한 ‘R-라인’으로 구성된 트림 구성을 마련하고 트림에 따른 옵션 및 편의 사양 등의 조율도 더해졌다. 이를 통해 대형 SUV에 대한 고객 선택의 폭을 확보해 브랜드의 고민을 담아냈다.
한편 폭스바겐 투아렉의 데뷔 시기로 인해 제네시스 GV80와도 직접적인 비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마주하게 된 폭스바겐 투아렉은 기존의 투아렉을 뛰어 넘는 ‘시각적인 존재감’을 통해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B80과 직접적인 비교를 하더라도 물러설 필요가 없는 프리미엄 SUV로 다시 태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브랜드의 격을 올리는 공간
폭스바겐의 새로운 투아렉은 말 그대로 브랜드의 격을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아테온이 ‘프리미엄에 대한 실험’을 품었다면 새로운 투아렉은 말 그대로 ‘프리미엄에 대한 브랜드의 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대시보드는 단순히 레이아웃의 만족감은 물론이고 소재와 소재를 활용하고, 연출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앞선 투아렉은 물론이고 최근 폭스바겐이 선보였던 그 어떤 차량보다도 더 고급스럽고 높은 완성도를 담고 있었다.
여기에 디지털 클러스터와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이노비전 콕핏은 다양한 기능을 보다 효과적이고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직접적으로 비교한다면 아우디 A6 등에 적용되었던 새로운 그래픽과 인터페이스와 비교를 하더라도 디스플레이 패널 및 연출에 대한 화려함은 부족함이 없고, 되려 다양한 기능을 조작하는 부분에서는 더욱 편리해 그 만족감이 더욱 높았다.
참고로 이번 시승에서는 실내 공간을 둘러보기 보다는 곧바로 온·오프로드 주행 체험에만 집중되었던 만큼 1열과 2열 그리고 적재 공간의 모든 것을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패밀리 SUV에게 요구되는 넉넉한 공간은 물론이고 1,80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은 ‘소비자의 만족감’을 제시한다.
여유가 돋보이는 주행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대형 SUV가 아닌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제시하기 위한 폭스바겐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엔진 진동과 소음을 능숙하게 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소음에 대한 대처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아이들링 상황은 물론이고 발진 가속이나 추월,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한 모습을 고스란히 이어가며, 노면에서 올라오는 수음이나 주행 중 발생하게 되는 풍절음에 대해서도 능숙하게 대응하여 운전자 및 탑승자 모두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참고로 투아렉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86마력과 61.2kg.m의 토크를 내는 V6 3.0L TDI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AWD 시스템을 탑재했다. 성능 자체가 특출한 건 아니지만 엔진의 완성도 및 변속기와의 조합을 기반으로 풍부한 가속력을 제시하며, 주행 내내 안정감 있고, 견고한 드라이빙을 제시한다.
엔진에 대한 질감도 우수하고, 엑셀러레이퍼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라 ‘디젤 엔진’에 대한 폭스바겐의 자신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변속 충격이나 변속 속도 등에서 드라이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은 8단 자동 변속기가 더해지니 주행 내내 따로 지적할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일상적인 온로드 주행에서의 주행 질감은 크고 무거운 체격에 비해 다루기 편하다는 느낌이다.
실제 시승 내내 온로드에서 느껴진 투아렉은 승차감과 드라이빙의 완성도 사이에서 매력적인 타협을 이뤄내 대형 SUV의 여유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노면에서 발생한 ‘이슈’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면서도 탑승자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지 않게 다듬은 ‘조율 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외에도 고속 주행 시 급작스러운 제동에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자랑하며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파워트레인은 물론 조향 감각과 하체의 반응을 모두 즉각적으로 변경해 주행의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즉, 단순히 크기만 큰 ‘SUV’가 아니라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대형 SUV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투아렉’
온로드 주행에 이어 오프로드 주행에 나서면 곧바로 느껴지는 것이 안정감이라 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고, 진흙이 타이어에 엉켜 붙어 되려 시승 현장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정도였지만 스티어링 휠을 쥔 마음은 안정적이었다.
단순히 크고, 견고한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다듬어진 오프로드 모드는 차량이 가진 능력을 ‘불안한 코스’ 위에서 십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진흙으로 가능한 내리막 구간이나 선회 구간은 물론이고 범피 및 사면 등에서 투아렉은 무척이나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특히 오프로드 모드 상화에서 내리막 구간을 지날 때에는 자동적으로 힐 디센트 기능이 더해져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혹시 모를 ‘사고’ 및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능숙하게 억제하는 모습이며 오프로드 주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꾸준히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매력을 기반으로 투아렉은 실제 운전자가 무리한 조작을 하지 않는다면 대다수의 상황에서 운전자의 의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안정감’과 ‘지속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안정감과 지속성은 오프로드 주행 내내 이어지며 ‘운전자에게 차량의 움직임이 예측할 수 있다’는 감성을 제시했다.
덕분에 오프로드 코스의 상황이 정말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 주행 내내 투아렉은 운전자의 예상 밖의 움직임의 발생 가능성을 억제하고, 또 해당 상황에서도 능숙한 움직임을 연출하며 운전자가 차량에 대해 갖게 되는 신뢰도를 높였다.
좋은점:
프리미엄의 가치가 돋보이는 디자인과 공간, 그리고 환경을 가리지 않는 빈틈 없는 드라이빙
아쉬운점:
아우디 브랜드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션’의 확신
프리미엄에 대한 방점. 폭스바겐 투아렉
지난 과거를 살펴보면 폭스바겐 브랜드는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꾸준히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행보를 이어왔고, 아테온에서 그 의지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번의 3세대 투아렉은 그 의지가 ‘제품’으로 이어짐을 그 어떤 포트폴리오 보다 명확하게 제시한다.
단순히 기존의 폭스바겐보다 발전됐다’라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단순히 감성적인 부분으로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제시하지 않고, 기술과 이성적인 판단과 개선을 담겨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시승을 하는 내내 폭스바겐 투아렉이 다른 존재도 아닌 ‘아우디 Q7’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션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드디어 국내 시장에 복귀한 투아렉은 선 굵은 프리미엄 SUV의 깃발을 바로 세웠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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