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모(母)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 1호(일명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정황을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일찌감치 확인했음에도, 이를 공모해 은폐하는 등 사기와 위법행위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또 환매가 중단된 다른 모펀드 역시 운용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4일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면서 라임과 신한금투가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대상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펀드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협의를 통해 이를 은폐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과 신한금투가 투자금과 총수익스와프(TRS) 금액 등을 합쳐 약 6,000억원에 대한 운영 결정을 공동으로 한 셈”이라며 두 기업 관계자에 사기 혐의가 있음을 지난 5일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임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해 환매중단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로 라임과 신한금투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해 환매가 아닌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는 소송을 거쳐야 하겠지만 내부적으로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임의 환매가 중단된 다른 모펀드(플루토FI D-1호, 테티스 2호)에도 운용 과정의 위법행위가 포착됐다. 금감원은 “라임의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내부통제장치가 구축되어 있지 않았고, 운용역인 이종필 부사장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의해 위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 라임과 판매사들이 적법ㆍ공정한 절차를 통해 펀드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환매ㆍ관리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역금융펀드의 위법행위가 확인된 만큼 상반기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를 위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라임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 따른 기준가격 조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플루토FI D-1호는 46%, 테티스 2호는 17% 손실을 예상했으며 무역금융펀드도 50%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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