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에 대한 맹세’ 제작 발표회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을 상징하는 인물인 요코다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와 다구치 야에코(1978년 실종 당시 22세)를 주제로 한 영화가 올 여름 개봉된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납치피해자가족회는 13일 도쿄 지요다의 국회의사당에서 ‘메구미에 대한 맹세(めぐみへの誓い)’ 제작 발표회를 개최했다.
영화는 중학교 1학년생이던 메구미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납치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하고, ‘이은혜’란 이름으로 알려진 다구치가 1987년 미얀마 상공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한 북한 공작원 김현희를 상대로 북한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장면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연극작품인 ‘메구미에 대한 맹세-탈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영화 제작을 주도한 납치피해자 지원 조직인 ‘구출회’는 내달 촬영을 시작해 6월 중 시연회를 거쳐 올 여름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일부 제작 비용을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다구치 야에코의 오빠인 이즈카 시게오(81) 납치피해자가족회 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이 영화가 북한의 납치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일본 내 여론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는 1970~80년대 행방불명됐던 다수의 일본인이 북한으로 갔고, 북측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13명의 납치 사실을 인정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납치 피해자 중 생존한 5명을 일시 귀환 형태로 돌려보낸 북한은 나머지 8명은 이미 숨져 문제가 종결됐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는 북한에 제대로 된 진상 파악 및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납치자 문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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