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고령자·다른 질환자 중 음성 판정 탑승객 조기 하선 가능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본 요코하마 항에 격리 상태로 정박 중이었던 대형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일부 탑승객들이 하선했다.
지지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 크루즈 탑승객 중 일부가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크루즈선 밖으로 나왔다. 선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본 정부가 부랴부랴 일부 탑승객을 하선시켰기 때문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잠복기 동안 탑승객들을 선내에 격리하고 19일쯤 하선시키려던 방침이었다. 그러나 13일 하루에만 4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날까지 218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13일 일부의 하선을 결정했다.
하선 대상은 80세 이상 고령자,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탑승객, 창문 없는 객실에 격리된 사람 등이다. 일본 현지 언론과 한국 정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일본은 80대 이상 고령자를 하선 1순위로 정하는 등 우선 순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모든 대상자가 하선한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고령자나 질환자 등 대상자 중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실제 조기 하선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판정을 받은 대상자라도 일본 정부에서 마련한 격리 시설에서 지내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19일까지 선실에 더 머물러야 한다. 이에 따라 전체 탑승객 3,700여명 중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탑승객 218명과 조기 하선 대상자 등이 크루즈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크루즈 안에는 미대상자 중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탑승객 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탑승객들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요코하마 앞바다에 도착한 3일부터 사실상 해상에 격리돼있었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0일 요코하마 항에서 출항해 4일 귀환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2일 홍콩 정부로부터 크루즈에 탑승해있던 남성 탑승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긴급 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20일 크루즈에 탑승한 이 남성은 탑승 전부터 기침 증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3일 요코하마 앞바다에 들어왔고, 일본 정부는 하선을 금지시킨 채 검역관을 파견해 탑승객을 상대로 감염 여부를 확인해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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