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 사기 휘말린 무역금융펀드도 절반 손실 예상
원종준(오른쪽)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 당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연합뉴스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모(母)펀드 중 ‘플루토FI D-1호’의 손실률이 46%, ‘테티스 2호’는 17%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과 연결된 자(子)펀드의 경우 투자자가 투자금을 모두 날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 투자사의 ‘폰지 사기’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도 50% 가량 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조원 육박 모펀드 가치 반토막

라임자산운용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실사 결과 및 기준가격 조정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환매중단 상태인 3개 모펀드 가운데 사모채권 중심의 ‘플루토FI D-1호’는 18일 기준으로 기준가격이 4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전환사채(CB) 중심의 ‘테티스 2호’는 기준가격이 1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평가금액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는 플루토FI D-1호의 손실이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플루토FI D-1호’의 평가금액은 약 9,373억원, ‘테티스 2호’는 약 2,424억원이었다. 삼일회계법인은 두 펀드의 기초자산 예상회수율 범위를 플루토 50~68%, 테티스 58~79%로 산정했다.

라임자산운용 자펀드 손실률 현황. 자료=라임자산운용
◇‘AI스타’ 100% 손실 가능성도

위 두 모펀드에 연결된 자(子)펀드의 경우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사용됐는지 여부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TRS 제공사가 먼저 변제를 받은 후에 나머지 금액이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통상 자산운용사는 TRS 계약을 통해 일정 수수료와 증거금을 지급하고 증권사의 자금을 차입하는 형태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데, 펀드 손실 규모가 커지면 증권사가 담보 비율을 높이거나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총액 472억원 규모의 ‘라임 AI스타 1.5Y 1ㆍ2ㆍ3호’ 펀드는 잠정적으로 전액 손실이 예상됐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TRS를 사용해 레버리지 비율이 100%였고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는 고객의 납입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두 모펀드를 편입한 자펀드 가운데 TRS 사용 펀드는 최대 97%, 사용하지 않은 펀드는 최대 48%의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폰지 사기’ 휘말린 무역금융펀드도 절반 손실 예상

라임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와의 TRS 계약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 펀드가 케이만 제도 소재 펀드(무역금융 구조화 펀드)를 통해 투자한 투자자문사 더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펀드가 청산 단계에 돌입하면서 약 1억달러의 원금삭감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IIG는 채무 불이행 상태에 놓였음에도 신규 투자금을 모아 기존 고객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는 ‘폰지 사기’수법을 사용했다가 지난해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자산이 동결된 바 있다. 무역금융펀드는 다른 두 펀드에 비해 실사 시작 시점이 늦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사 결과는 2월 말에 공개된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기준가격이 변한다고 해서 손실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환매연기 당시 공개한 기존의 상환계획을 지킬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새로운 상환 계획을 다음달 중으로 판매사에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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