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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수사ㆍ기소 분리’ 현장의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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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수사ㆍ기소 분리’ 현장의견 듣는다

입력
2020.02.14 12:01
수정
2020.02.14 19: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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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 검사장 회의 열기로

강금실 전 장관 이후 17년 만에

수사권 조정안 등 7시간 토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담당 검사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격 발표해 파장을 일으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주재해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선다.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의견 청취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굳이 검사장 회의라는 형식을 택한 건 상하 관계로 검사장들을 상대하는 접촉면을 늘리며 조직 장악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검찰개혁 관련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회의 개최 알림 및 참석 요청’ 공문을 전국 6개 고등검찰청 고검장과 18개 지방검찰청 지검장에게 보냈다.

회의에서는 ‘검찰 내 수사ㆍ기소 판단 주체 분리 방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면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밖에 수사권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시행, 검찰 수사관행 및 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한 의견 청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검사장들에게 회의 개최 사실을 통보하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윤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내 수사ㆍ기소 판단 주체 분리 방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검사장 회의에도 모시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총장은 정중히 사양 의사를 밝혔고 추 장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대검 측은 “장관과 총장이 같은 행사에 동시에 참석하지 않는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의상 참석 여부를 묻고 답했을 뿐, 법무부와 대검 차원의 공식 요청이나 거절은 아니라는 의미다. 회의의 목적이 일선 의견 청취에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수사ㆍ기소의 분리라는 추 장관의 개혁 방향이 검찰 개혁에 대한 윤 총장의 평소 소신과 많이 다르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2003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때 이후 17년 만이다. 이전엔 장관과 총장, 검사장들이 회의를 한 뒤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정례 행사였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이유로 명맥이 끊겼다. 과거엔 대통령 오찬을 위한 사전 행사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회의는 말 그대로 회의다. 회의 시간도 무려 7시간으로 공지됐다.

장시간의 회의에선 수사ㆍ기소의 분리나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실무상으로도 비효율적이고,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형사ㆍ사법제도 개혁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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