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페스트 휩쓴 중국 만주서 의사 우롄더가 고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에서 13일 시민들이 시내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가운데, 마스크 문화의 원조는 중국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토스 린테리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의료인류학 교수는 이날 NYT에 ‘왜 사람들은 유행병이 돌 때 마스크를 쓰게 됐을까?’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다. 린테리스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불러온 마스크 광풍을 유행병으로 인한 비이성적인 패닉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며 “마스크는 1세기도 더 전부터 중국에서 고안된 방역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린테리스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형태의 방역 마스크의 기원은 이렇다. 신해혁명으로 현대 중국이 탄생하기 1년 전인 1910년 만주 지역에 호흡기 페스트(흑사병)가 돌았다. 이에 당국은 우롄더(伍連德)라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중국인 의사를 현장에 파견했다.

당시 중국 의학계는 대부분의 페스트가 쥐에 의해 전염된다고 봤으나, 우롄더는 역병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 페스트의 경우 공기 중으로 전염된다고 발표한 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방역 마스크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기존 외과 의사들이 수술할 때 쓰던 마스크를 차용해 보다 편리하게 착용 가능한 마스크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롄더는 면ㆍ거즈로 된 이 하얀 마스크를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환자, 일반 대중들에게도 나눠줘 반드시 착용하게끔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본, 유럽 국가 출신의 의사들은 우롄더의 ‘마스크 처방’에 회의적이었으나, 마스크를 안 쓴 프랑스인 의사가 문진 중 페스트에 감염돼 숨지자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마스크는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결국 1911년 4월 페스트가 사라지기까지 6만명의 환자가 사망했지만 우롄더의 마스크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우롄더의 마스크가 중국 의학 발달의 상징이라고 여긴 중국은 이를 적극 홍보했고, 같은 해 1~3월 전세계 언론이 마스크 사진을 실어 날랐다. 그 여파로 1918년 스페인독감 사태 때 마스크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기도 했다.

린테리스 교수는 이렇게 시작된 중국의 마스크 문화가 현재 동아시아에서 시민 간 연대를 보여주는 제스처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로 사회가 분열되기 쉬울 때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서로 전염병을 빠르게 종식시키자는 의지를 보이고 결속감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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