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대통령의 잦은 트윗 때문에 장관으로서 업무를 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바 장관은 13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사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장관으로서의 일을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 장관이 언급한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기소된 자신의 옛 측근 로저 스톤이 최근 7~9년간의 징역형을 구형받은 것과 관련해 ‘오심’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하다”고 비난한 것을 말한다. 이후 법무부는 검찰 구형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반발한 수사 검사 4명 전원이 사건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중 1명은 아예 연방검사직을 그만뒀다.
바 장관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법무부의 형사사건 케이스에 관한 트윗글 게시를 멈춰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압력을 받고 스톤의 형량을 줄여준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의회, 신문 사설, 대통령 등 그 누구로부터도 압박을 받거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자신이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나를 깎아내리는 끊임없는 논평 때문에 법무부에서 내 일을 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바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개입’ 논란 속에 민주당이 바 장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번 형사사법 절차 개입 의혹과 관련해 바 장관은 다음달 31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한편 공화당 소속의 상원 법사위 위원장이자 또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법무장관의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바 장관은 법무부를 개혁하고 법치를 세우기 위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인물”이라며 “바 장관에 전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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