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중증으로 분류… “예의 주시중”
보건당국, 수원 의심환자 사망 ‘음성’ 판정 “뇌졸중 추정”
“28번 환자는 경증 보이다 회복, 잠복기 14일서 늘릴 필요 없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높아 일시적으로 인공호흡 마스크를 사용한 환자가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확진환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위중한 상태는 아니나, 호흡이 힘들어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중증도가 있다고 보면 ‘경중증’ 단계에 해당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보건당국이 격리 치료 중인 확진환자에 대해 중증도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치료 중인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는 격리가 해제된 경우(7명)를 제외한 21명으로 전날과 같다. 전날 3차 전세기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귀국해 경기 이천시의 국방어학원에 입소한 교민 140명은 전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의심증상을 보여 입국 과정에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격리된 사람(5명)과 자녀 등 7명도 음성이었다. 이들은 14일간 증상 관찰을 받아 이상이 없으면 최종 격리 해제된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확진환자 1명이 ‘비교적 중증 상태’라고 밝혔다. 폐렴이 진행 중이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산소치료 없이 폐렴을 치료하고 있는 확진환자가 대부분인데 현재 (입에 마스크를 대고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치료까지 하고 계시는 분은 1명이고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위중한 중증환자는 없다”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전날에는 “확진환자 1명이 열이 많이 오르고 폐렴 증상이 있어 산소공급을 받고 있고 급성기가 지나면 회복할 것 같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당국은 13일 중증도를 언급한 환자가 전날 예의주시 중인 환자와 동일인물이라고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같은 환자일 경우 상태가 하루 사이에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현재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 기준을 수립 중인 코로나19 중앙임상태스크포스(임상TF)는 “인위적 산소공급이 필요한 사람으로 중증을 개념화한다면 현재 질본에서 이야기하는 환자는 일시적인 인공호흡 마스크 사용이 필요한 경우로 경중증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임상TF는 또 국내 28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를 진료한 결과, 우한시에서 귀국한 지난달 20일 이전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8번 환자는 국내에서 먼저 확진판정을 받은 3번 환자와 지난달 25일 마지막으로 접촉한 이후로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17일 만에 자가격리 해제 이전 확인차원에서 시행된 검사를 통해 확진판정을 받았다. 때문에 잠복기(14일)와 자가격리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임상TF는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임상TF는 내부 논의에서 28번 환자가 잠복기 내에 발병했지만 증상이 없었거나(무증상) 본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매우 경증을 보이다가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바이러스라도 사람마다 무증상부터 중증까지 다양한 경과를 보이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라는 이야기다. 감염자가 타인을 전염시킬지 여부는 체내의 바이러스 양에 달려 있는데 신종 코로나의 발병 초기 전파력에 대해선 과학적 판단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13일 한때 ‘경기 수원시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사망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으나 수원시는 “신종 코로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망사건”이라고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사망자는 40대 중국인으로 평소 뇌졸중 약을 복용했으나 최근 3개월간 관련 약을 먹지 않다가 이날 오전 신체에 이상을 느꼈고,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119구급차에서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사망자의 중국 방문이력(칭다오)을 확인하고 신종 코로나 확진검사를 실시했으나 이날 오후 2시쯤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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