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제주도 공립 중등학교교사 임용시험 합격자를 뒤바꿔 발표해 물의를 일으켰던 제주도교육청이 일주일 만에 또다시 합격자를 번복했다. 두차례나 합격자가 뒤바뀌면서 도교육청의 교육행정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도교육청은 13일 2020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최종합격자 중 체육과목 최종합격자 변경 공고를 냈다. 기존 명단 가운데 1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다른 1명을 합격 처리했다.
도교육청은 앞서 지난 7일에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체육과목 최종합격자 8명의 변경 명단을 도교육청 누리집에 재공고했다. 변경된 공고에는 같은 날 오전에 합격 통보된 1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불합격 처리된 1명을 합격자 명단에 올렸다. 당초 체육교사 시험에는 67명이 지원해 61명이 2차시험 응시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8명이 최종 합격했다.
당시 도교육청은 “체육과목의 합격자 1명이 변경된 것은 전산시스템에 임용후보자의 점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기평가 항목을 실기시험 항목으로 착오 입력하면서 실기평가 점수가 반영되지 않아 합격자 1명이 뒤바뀌게 됐다”며 업무 담당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도교육청은 또다시 합격자 변경 공고를 내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교육청은 지난 7일 합격자가 변경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임용시험 전체 교과 성적처리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이번에는 체육교과의 실기평가 5개 항목 중 선택 항목 1개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누락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일 변경공고로 불합격에서 합격자 명단에 올랐던 A씨가 다시 불합격 처리되고, 제3의 응시자가 합격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임용시험 합격자 재공고가 이뤄지면서, 임용시험 관리 전반에 걸친 신뢰도 추락과 함께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 문책은 물론 임용시험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해 개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필요하면 이번 합격자 번복과 관련해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석문 도교육감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교육청의 거듭된 업무 실수로 응시자와 가족, 도민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다시 신뢰를 세우고 안정적인 임용시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문제를 면밀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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