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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연일 뒷북… 크루즈 감염자 218명 되고서야 “고령자 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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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연일 뒷북… 크루즈 감염자 218명 되고서야 “고령자 하선”

입력
2020.02.13 16:13
수정
2020.02.13 22:26
4면
0 0

하루 만에 44명 추가 환자 발생

한국인 탑승자 14명은 감염 안 돼

“80세 이상ㆍ지병 가진 승객부터”

국제 여론 악화 의식해 정책 전환

1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 있다. 이날 하루에만 선내 격리 중인 탑승자 가운데 4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 확인됐다. 요코하마=AFP 연합뉴스
1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 있다. 이날 하루에만 선내 격리 중인 탑승자 가운데 4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 확인됐다. 요코하마=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탑승자와 관련해 80대 이상 고령자 중 지병이 있거나 창문이 없는 객실에서 생활하는 승객을 우선적으로 하선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하선은 수용시설이 마련되는 대로 이르면 14일부터 시작된다. 지난 5일 선내 감염자 10명이 처음 확인된 후 이날까지 선내에서 총 218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뒷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크루즈선 탑승자 가운데 221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승객 43명과 승무원 1명 등 44명의 추가 감염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내 감염자는 218명으로 늘었고, 이날 감염이 확인된 도쿄도(東京都) 남성 택시 운전사 등 3명을 포함해 일본 국내 확진자 수는 250명이다. 아울러 이날 밤엔 신종 코로나로 인해 가나가와(神奈川)현에 거주하는 80대 여성이 사망하는 등 일본 국내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선내 격리 중인 80세 이상의 고령자로 지병이 있거나 창문이 없는 방에 머물고 있는 승객들을 우선적으로 하선시키기로 했다. 이들부터 정밀 검사를 실시,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별도의 격리 시설에 머물도록 할 예정이다.

가토 장관은 “노인과 기초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중증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연령이나 기저질환의 유무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하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승객 2,666명 중 80대 이상은 226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일본 정부는 10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지난 5일을 기점으로 2주 후인 오는 19일까지 승객과 승무원들을 선상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공항이나 항만에서부터 감염자를 철저히 격리한다는 미즈기와(水際)대책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감기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거나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한 사람들만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폐쇄된 공간 내에서 장기 격리가 이뤄지면서 되레 선내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데다 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했다. 또 승객과 승무원들이 선내 격리의 불안을 호소하면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자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선내 승객과 승무원 3,711명 중 이날까지 정밀 검사를 받은 인원은 713명에 불과하다. 이 중 30%가 넘는 218명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여전히 선내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무성은 12일(현지시간) 일본 외무성에 선내 머물고 있는 자국민 15명에 대해 하선 후 조속한 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인 탑승자는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으로 14명이다. 이날까지 감염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인 승객 9명 중 8명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에 대해서도 강제 입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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