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프로포폴은 왜 재벌가ㆍ연예인 ‘불법 투약 의혹’ 단골이 됐을까

알림

프로포폴은 왜 재벌가ㆍ연예인 ‘불법 투약 의혹’ 단골이 됐을까

입력
2020.02.13 16:26
수정
2020.02.13 17:32
0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삼성 측이 13일 "불법 투약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삼성 측이 13일 "불법 투약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또 프로포폴이다.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 강남 한 성형외과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삼성 측은 13일 “질병 치료 목적”이라며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유명인들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은 끊이질 않는다. 도대체 프로포폴이 뭐길래 이런 의혹들이 되풀이되는 걸까.

◇프로포폴 의혹에 휘말린 유명인들

삼성가(家)를 둘러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이 부회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호텔신라 측은 “이 사장이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아직까지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시키지도 않고 1년 가까이를 끌어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전 애경 개발 대표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를 받았다. 채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이 사건 또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채 전 대표가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고 지목된 A성형외과는 이 부회장이 불법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병원과 같은 곳이다. 병원은 지난해 12월 31일 폐업했고, 병원장 김모씨와 간호조무사 신모씨는 구속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받았다. 2016년 12월 1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에서 최씨가 1주일에 1번꼴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는 2013년 10월쯤부터 2016년 8월까지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김영재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고, 병원을 찾을 때마다 거의 항상 프로포폴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포폴 자료사진. 연합뉴스
프로포폴 자료사진. 연합뉴스

연예인들의 경우 프로포폴 투약으로 사법처리까지 받은 경우도 많다. 배우 박시연, 이승연, 장미인애씨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으로 2013년 검찰 수사를 받고 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년 가까운 기간에 적게는 95회에서 많게는 최대 18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방송인 에이미 역시 2012년 프로포폴 투약 사실이 적발돼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2013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한 박시연, 장미인애, 이승연(왼쪽부터).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3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한 박시연, 장미인애, 이승연(왼쪽부터).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들은 왜 유혹에 노출되나

하얀색 액체 형태가 우유를 연상시켜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되는 전신마취제다. 다른 마취제에 비해 깨어날 때 빠르게 회복되는 장점이 있어 시술이나 간단한 수술, 검사 시 마취를 위해 사용된다. 오남용 시 중독 가능성이 있는데 1992년 프로포폴에 의한 중독 사례가 미국 마취과학지에 최초로 실렸다.

프로포폴 중독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행동, 동기 부여, 기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프로포폴은 우리 뇌의 측좌핵 부위에서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도파민은 일에 대한 의욕이나 결심, 흥미 등을 샘솟게 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이기 때문에 분비될수록 쾌락을 느낄 수 있다.

유독 연예인이나 재벌가 인사 등 유명인들이 프로포폴 유혹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쾌락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감, 불면증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포폴 투여 후 잠에서 깨어났을 때 느끼는 쾌락이 이런 증상을 없애준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중독된다는 것이다. 이런 중독성 때문에 오남용 사례가 이어지면서 프로포폴은 2011년 국내에서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됐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