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대상 개인 중 74%가 20~30대 
국세청 김태호 자산과세국장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부동산 거래과정에서의 탈세혐의자 361명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지방에서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30대 A씨는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를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형식으로 구매했다. 국세청은 소득이 많지 않은 A씨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보고 조사를 벌였다. 결국 A씨는 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현금을 꾸준히 받아온 사실이 적발돼 억대의 증여세를 추징당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하반기 과열 징후를 보였던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사람 중 탈루 혐의가 확인된 361명(개인 325명, 법인 36개)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를 국세청이 분석해 탈세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173명 △국세청의 자체 조사 결과 자금 출처가 불명확한 고가 주택 취득자 101명 △고액 전세입자 51명 △부동산 등 법인 36개 등이 대상이다.

특히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30대 이하 청년층이 가족들로부터 불법으로 돈을 증여 받지는 않았는지를 주로 살핀다. 실제로 개인(325명) 조사 대상자 중 240명(74%)이 30대 이하다. 30대가 207명으로 가장 많고, 40대 62명, 20대 이하 33명, 50대 이상 23명 등이다.

이 같은 분포는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현황과도 일치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구매자 중 30대 비중은 28.8%를 차지해 40대(28.7%), 50대(19.4%) 보다 많았다.

국세청은 집을 사면서 직전에 살던 집의 임차보증금을 보탰다고 설명했지만 그 임차보증금의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30대와 신고 소득에 비해 고가의 아파트를 산 20대, 근로소득이 많지 않은데도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인 취업 4년차 30대 직장인 등이 세무조사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선 조사에서는 7살인 초등학생이 상가겸용주택을 사들였는데, 할아버지로부터 증여 받은 부동산만 신고하고 아버지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은 숨겼다가, 증여세를 물기도 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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