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 부산서 검찰청 순시 시작
“19년 근무… 모교 찾은 기분”
한동훈 등 좌천당한 옛 참모와 재회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후 첫 지역 검찰청 순시에 나서 지방으로 좌천당한 옛 참모들과 재회했다.
윤 총장은 13일 부산고검과 지검 방문으로 전국 검찰청 순시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검찰청사에 도착한 윤 총장은 “19년 전 이곳에서 평검사로 근무를 했는데 건물이 20년 전하고 똑같다”면서 “졸업한 모교에 오랜만에 찾아온 기분”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법무부의 수사ㆍ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현안을 질문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양부남 부산고검장과 권순범 부산지검장,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들과 환담을 나눈 뒤 청사를 둘러보고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저녁에는 고검ㆍ지검 간부 및 지청장 등과 함께 만찬행사를 가졌다.
윤 총장이 오랜 잠행을 깨고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한동훈 차장을 비롯한 이른바 ‘윤석열 사단’과 재회한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한 차장은 직전까지 대검찰청 반부패ㆍ강력부장으로 조국 가족비리 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이른바 ‘권력수사’를 지휘했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우리들병원 대출 의혹 등 수사를 맡았던 신자용 부산지검 동부지청장도 이날 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 겨냥 수사는 물론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방안 등 검찰개혁을 두고 법무부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윤 총장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직원 간담회에서도 윤 총장은 “검사의 본질과 정체성에 맞게 우리 업무를 바꿔 나가고 화합하자”는 취지의 원론적인 이야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도 “통상적인 일정의 연장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간 굵직한 수사 등으로 진행하지 못한 총장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부산=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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