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면접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13일 당내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를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태일 열사 죽음이 조작됐다는 등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던 작자 미상의 장시(長詩)를 올렸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7시 37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씨XX, 잡 것들아!’로 시작되는 장시를 올렸다. 이 글은 2018년 8월을 전후해 온라인에 퍼진 ‘김지하가 토(吐) 할 것 같다’는 제목의 장시로,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민 의원이 올린 글은 원본이 아니라 일부 문구가 달라진 수정본이다.
글에는 ‘주사파 떨거지 놈들아! 원전하며 최저임금 손해 본 장부 책 잉크 빛도 선명하다’ ‘금강산도 가자 하고 개성공단 문 열어라… 빨갱이로 살아라!’ ‘김정은이 똥돼지X’이라는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욕설이 담겨 있다.
고 노회찬 의원과 전태일 열사 죽음이 조작됐다는 내용 등도 담겼다. 이 글에는 ‘노회찬의 투신에 피 한 방울 튀지 않은 기적’ ‘청계천 전태일도 조작한 건 마찬가지! 너희 김일성의 장학금 받은 놈들이 휘발유 뿌리고 라이터 땡긴 거지!’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또 ‘개쌍판 이해찬’ ‘문재인 X… 얼마나 사악하고 더러운지 뒤늦게 알게 되고’ ‘김대중 같은 X’ ‘김영삼 같은 X’ ‘임종석 너, 설익은 주사파 촌놈 맞지?’ ‘조국이 넌 돈 맛 아는 얼치기 밑에서 솟아났고?’ 등 전ㆍ현직 대통령과 정부, 여당 인사에 대한 욕설도 담겼다.
민 의원이 올린 글은 ‘백성아, 민초야, 이제는 일어서라! 개돼지 오명을 한 숨에 벗어 던질 바닷물도 춤을 추는 4ㆍ15 총선거에 뭉치자!’라고 끝을 맺지만 원본에는 4ㆍ15 총선거가 아닌 광복절(2018년)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지하 시인은 지난해 ‘김지하가 토할 것 같다’는 장시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한 가짜 글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해당 글을 올린 지 30여분 후인 이날 오전 8시 14분쯤 페이스북에 ‘오늘 오후에 공천 면접시험을 치릅니다. 응원해 주십시오’라는 글도 올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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