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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신성모독의 권리 있어”… 이슬람 비난 청소년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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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신성모독의 권리 있어”… 이슬람 비난 청소년 옹호

입력
2020.02.13 16:03
수정
2020.02.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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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 종교 혐오 논란 재점화

지난달 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지난달 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10대 소녀가 이슬람교를 비판했다가 살해 위협을 받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종교 비판의 권리가 있다”며 이 여학생을 옹호했다. 2011년부터 시행된 ‘공공장소 부르카(얼굴을 포함해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권 여성 복식) 금지’와 2015년 ‘샤를리 에브도’ 총격 사건 등으로 종교 혐오 논란이 일었던 프랑스에서 이슬람교의 신성불가침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2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지역지 도피네 리베헤에서 한 인터뷰를 인용, “우리는 신성을 모독하고, 종교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며 “현재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밀라(16)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리옹 인근에 사는 밀라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슬람에 적대적인 영상을 올렸다가, 살해 협박을 받고 재학 중이던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다.

사건의 속사정은 이렇다. 밀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의 동성애 관련 발언을 하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런데 한 무슬림이 댓글로 “더러운 레즈비언”이라고 댓글을 올리자 밀라는 이슬람에 적대적인 영상을 올렸다. 그러자 밀라의 학교 등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퍼졌고, 살해 협박을 받게 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우리는 밀라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잊었다”며 “그의 일상은 물론 새로운 거주지와 학교를 찾을 수 있게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며 “신성모독의 자유, 종교를 비판할 자유는 보물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무슬림평의회(CFCM)에 속해 있는 압달라 제크리는 “이 소녀는 자신이 뭘 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이 발언은 표현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고 모욕적이고 도발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일로 프랑스는 또 한 번 종교 비판 논쟁에 휩싸였다. 니콜 벨루베 법무부장관은 8일 “종교 모욕은 양심의 자유”라고 밀라 편에서 발언했다가 논란을 빚은 후 대중을 향해 사과해야 했다.

프랑스에서는 이전에도 ‘신성불가침’이 수차례 사회적 이슈가 됐다. 2011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에 대한 단속을 시작해 정교분리와 종교 자유란 가치가 대립했다. 또 2015년에는 이슬람을 희화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무장 괴한 습격을 받은 사건이 벌어져, 표현의 자유와 종교 혐오 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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