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가 12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사업에 연루된 112개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사업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 해결을 위한 ‘두 국가 해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에 연루된 기업을 향해서도 정치적 비판 등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기업 명단에는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트립 어드바이저 등 유명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94곳은 본사가 이스라엘에, 18곳을 다른 6개 나라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다만 OHCHR은 이번 보고서가 기업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문제 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셸 바첼레트 OHCHR 대표는 “국제법상 이러한 정착촌은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본 보고서는 문제의 활동이나 기업 참여에 대한 법적 판단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보고서는 2016년 3월 착수한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조사한 후 이듬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뒤늦게 세상에 나왔다. 오는 24일 시작하는 인권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에 팔레스타인은 적극 환영 의사를 밝힌 반면 이스라엘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리야드 알 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는 국제법과 외교적 노력에 대한 승리”라며 “유엔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당장 관련 사업을 종료하도록 권고와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유엔의 발표는) 반이스라엘 단체에 대한 수치스러운 항복”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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