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17일 한 달 간의 일정으로 개원하는 2월 임시국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금융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오랜 숙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9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출범 3년 만에 자금난으로 좌초 위기에 몰린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회생 여부도 이번 국회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금소법, DLFㆍ라임사태 덕에 통과 가능성↑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는 17일부터 한 달간의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시작한다. 앞서 여야는 이번 회기에 계류 중인 비쟁점법안 170여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에 합의한 바 있는데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금소법이 꼽힌다.

금소법은 금융사 영업행위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소비자 보호 관련 규제는 각 금융업권별 법에 따라 제각각 규정돼 있고, 그 수준도 미흡한데, 이번 법안에는 그간 일부 금융상품에 적용하던 △적합성 원칙 △설명 의무 등 6대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징벌적 과징금(위반행위 관련 수입의 최대 50%)과 과태료 등 강한 제재가 부과된다. 또 계약 후 일정 기간 내 청약 철회 가능 등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방지 방안도 담겼다.

[저작권 한국일보]20대 국회 계류 중인 주요 금융법안.

금소법은 18대 국회 때인 2011년 처음 발의된 후 19ㆍ20대 국회 10건 이상의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인의 투자 책임을 판매사측에 지우거나 금융회사에 과한 부담을 줄 경우 영업활동을 위축 시킬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 금소법은 일부 쟁점을 제외한 채 작년 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법사위는 다음주 중, 본회의는 27일과 다음달 5일 각각 열리는데 민생법안은 27일 처리될 예정이다.

◇케이뱅크 운명 걸린 인터넷은행법

주목을 받는 또 다른 법안은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에 케이뱅크의 운명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는 지난해 3월 케이뱅크의 지분을 34%로 늘리겠다며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금융당국은 KT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심사를 중단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더라도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KT를 대주주로 변경해 5,900억원을 수혈받아 자본금을 1조원대로 확대함으로써 자금난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여건이 조성되면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다른 주요 주주들 또한 대규모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법안 역시 작년 11월 국회 정무위까지 통과했으나 법사위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인터넷은행법만 대주주 심사에서 공정거래법을 제외하는 것은 금융업법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해 통과되지 못했다. 채 의원실 관계자는 “금소법은 쟁점이 없지만 인터넷은행법은 KT를 위해 규제를 열어주는 특례법이라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금소법과 ‘패키지’로 묶여있다는 점이 변수다. 총선 전에 마지막 열리는 이번 국회에서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면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기대하고 출범시킨 1호 인터넷은행인 만큼 자본확충 길이 막혀 좌초하도록 방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