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측은 정 교수가 받고 있는 증거인멸ㆍ위조 혐의가 사실관계나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ㆍ위조 교사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다퉜다. 정 교수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블루펀드가 사실상 가족펀드라는 사실을 숨기도록 코링크PE 직원들에 증거 인멸과 위조를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교수 측은 투자자 명단에서 정 교수 동생 정모씨의 이름을 삭제한 것에 대해 “펀드 운영자는 무슨 수가 있더라도 투자자(LP)를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의 말을 듣고 비공개가 맞는 것이면 그렇게 해달라고 이야기한 것이지, 가족 펀드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 측은 “증거인멸죄로 기소하려면 본죄부터 기소를 해야 범죄가 되는데 공소사실에는 그 부분이 없다”면서 ‘애초에 문제가 되는 형사사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식의 법리적 문제도 지적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전체 범행경과의 일부 또는 관련 사실, 양형 사실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 내지 위조한 경우에도 범죄가 된다는 게 대법 판례”라고 반박했다. 또 “살인사건 피의자가 현장에 간 사실 자체는 죄가 되지 않지만, 살인현장에 간 사실을 숨기려 폐쇄회로(CC)TV, 타고 간 차 등을 숨기려 했다면 증거인멸이나 위조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남 빌딩’ 문자에 이어 2018년 1월에 쓰인 정 교수의 일기를 공개하며 재산 증식과 되물림이 범행동기임을 재차 강조했다. 일기는 ‘땅바닥에 떨어져 죽은 줄 알았던 물고기 두 마리를 어항에 넣었더니 살아서 유유히 헤엄쳤다’는 꿈으로 시작해 아들의 로스쿨 입학과 자신의 투자가 성공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측은 “모든 사람이 간절히 희망하는 게 자식 잘 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건데 그것이 범죄의 고의를 입증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건 논리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재판장인 송 부장판사는 24일자로 서울남부지법으로 발령받아, 27일 열리는 다음 공판은 새로운 재판장의 심리로 열린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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