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김영춘·김두관 대책 촉구… 신종 코로나에 지역경제 심각
PK 지지율 30%대·TK 전멸 우려, 당 지도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
더불어민주당의 영남권 간판인 김부겸(대구 수성갑)ㆍ김영춘(부산 진갑)ㆍ김두관(경남 양산을 출마 예정) 의원이 12일 긴급 공동성명을 냈다. 부산ㆍ울산ㆍ경남(PK)과 대구ㆍ경북(TK)에서 선거운동을 해봤지만 “‘지금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는데 선거가 다 무슨 소용이냐’는 차가운 답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특단의 민심 수습 대책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여당 지지도가 나날이 하락하고 있는 영남권 민심을 챙겨야 한다는 다급한 비상경보였다.
세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한 달 동안 골목을 누빈 결과 지역경제의 심각성이 중앙정부와 관료사회가 느끼는 것과 크게 달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민생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범정부적 민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우수한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 비정규직,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서민, 청년, 노인들의 생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국가 차원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민생대책특위’ 설치 △범정부 민생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당정협의 개최 △추경 편성 등을 제안했다. 특히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당시 11조6,000억원 규모 추경이 편성된 것을 거론하며 “시급히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 대표주자의 성명은 그만큼 민주당 출마자의 4ㆍ15 총선 PK와 TK 판세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PK에서 총 8석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김부겸 의원을 당선시키는 등 TK에서도 선전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PK 광역단체장 후보는 각각 52~55%의 득표율로 모두 당선됐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PK의 민주당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했고, 당선을 안심할 현역은 없는 상황이다. TK는 전멸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김부겸 의원 측은 “가뜩이나 영남권에서 우리 당과 정부에 불만이 있는데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지금 시급히 대응하지 않으면 악화일로의 민심이 더욱 나빠질 수 있으니 당 지도부에서 신경을 써달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도 일단 추경 편성에 신중한 입장이다.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상황이어서 ‘선거용 추경’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년간 총선을 앞두고 추경이 편성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서 추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일단 추경 대신 예비비 3조4,000억원으로 대응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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