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통은 2020년에도 ‘거북이’ 수준
2018년 11월 3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열차를 탄 남북철도공동연구조사단 관계자들이 창 밖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에) 오시면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ㆍ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악한 북한 교통망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던 말이다. 남북 정상은 그 해 9ㆍ19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과 정비 등을 약속했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사업은 진척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에 속도를 내겠다고 재차 밝히며 한미 당국도 관련 논의를 최근 시작했다. 그러나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선 국제사회 지지와 북한의 호응도 필요해 ‘북한 교통 현대화’는 갈 길이 멀다.

현재 북한의 가장 중요한 운송 수단은 철도다. 그러나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은 지난해 2월 발표한 ‘공동조사 결과보고서’에서 북한 철도엔 선로 균열 현상이 많이 발견됐고, 터널과 교량도 안정성이 우려돼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차량도 대부분 1970년대에 도입됐는데 선로 시설도 노후해 속도를 낼 수 없는 실정이다. 동해선(두만강-원산)은 시속 30㎞, 핵심 노선인 경의선(평양-신의주)은 시속 50㎞에 불과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도로망 상태도 열악했다. 개성과 평양을 잇는 경의선 고속도로도 노면 균열 및 배수 불량 등이 많이 발견됐다. 특히 도로는 지형 조건, 경제ㆍ정치ㆍ군사적 여건을 고려해 평양을 중심으로 원산 이남을 연결하는 노선 건설에만 집중돼, 다른 지역의 인프라는 더 취약할 것으로 평가된다.

항공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5년 기준 고려항공은 3개 노선에서 항공기 약 25대를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오래된 항공 기종이 많고, 활주로와 공항시설이 노후화돼 대형기 이착륙은 어려운 실정이다.

안병민 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자력갱생’을 기조로 경제 부문 전반 정비에 나섰는데 산업 부진을 개선하려면 교통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남북관계 교착 상태로 중단됐던 남북 교통 협력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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