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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분리시킨 쏘카… 이재웅 “유니콘 목장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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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분리시킨 쏘카… 이재웅 “유니콘 목장 만들겠다”

입력
2020.02.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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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타다 운영사 VCNC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운행 불법' 관련 여객운수사업법위반 위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타다 운영사 VCNC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운행 불법' 관련 여객운수사업법위반 위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쏘카에서 운영하던 승합차ㆍ대리기사 호출 서비스 ‘타다’가 4월부터 독립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쏘카 측은 두 회사를 분리함으로써 그 동안 타다 논란으로 놓칠 수밖에 없었던 성장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쏘카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타다(가칭)를 분할해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타다는 라이드셰어링(승차공유) 사업을 전담하고 쏘카는 카셰어링(차량공유) 사업을 중심으로 독립법인이 된다. 쏘카 측은 “이번 기업 분할은 각 사업부문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 제고, 국내외 투자 유치 확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확대 등을 목표로 혁신과 성장에 나서기 위한 경쟁”이라고 밝혔다.

기업 분할 방법은 인적분할이며, 분할 이후 현 쏘카 주주들은 동일 비율로 타다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쏘카의 1대 주주는 이재웅 대표가 100% 소유한 벤처투자회사 SOQRI, 2대 주주는 SK다. 신설법인의 사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대표는 박재욱 VCNC 대표가 맡는다.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기사 포함 차량 호출 서비스로 현재까지 회원수 170만명, 차량 1,500대 규모로 성장했다. 전에 없던 친절한 서비스와 승차거부 없는 강제배차 시스템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그러나 타다는 택시운송 영역을 침범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끊임없이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연말에는 ‘타다금지법’을 앞세운 정부와 국회로부터 압박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검찰이 이재웅ㆍ박재욱 대표에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각각 1년의 징역형을 구형하면서 법원의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에서 운행 중인 타다 차량 위로 신호등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에서 운행 중인 타다 차량 위로 신호등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이한호 기자

이 상황에서 쏘카가 타다를 분리하는 것은 투자와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타다가 외풍에 시달리면서 쏘카까지 덩달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하반기 해외 사모펀드에서 약 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뻔 했지만, 타다로 인한 사회적 논란이 격화되자 이마저 취소됐다. 기본적으로 필요 자본금 규모가 큰 쏘카와 타다로서는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야가 다른 두 회사를 동시에 성장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이재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다의 독립은 오랜 고민 끝에 사업 경쟁력 제고와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 새로운 여정이 모빌리티 유니콘이 아니라 모빌리티 유니콘 목장이 만들어지는 시작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모빌리티 사업 분야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하나가 아니라 두 개로 이상으로 만들어보자는 포부에 가깝다. 법인별로 독립 경영을 통해 제휴 등 사업 기회를 넓혀나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는 타다를 쏘카로부터 분리함으로써 충격파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를 쏘카가 끝까지 안고 가기엔 위험 부담이 클 것”이라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결정 아니겠나”라고 추정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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