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행 항공 노선이 제한되거나 중단되면서 중국행 우편물 배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하늘길이 꽉 막힌 중국이 물류 분야에서도 국제적으로 고립될 처지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우편 업무 관련 공기업인 미연방우편서비스(USPS)는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10일을 기점으로 ‘국제 특급우편’의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 대한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USPS의 국제 특급우편은 미국에서 출발한 우편물이 3~5일이면 해당국에 도착하는 국제 우선 취급 우편 서비스다. 해당 조치의 배경에 대해 USPS는 “배송 능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해 중국으로 편지ㆍ소포ㆍ특급우편물을 수송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 2일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전면적 입국 금지’를 시행하는 등 강력한 대응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에 나선 데 따른 영향이다. 미 국무부가 중국 전역에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최고 수준의 4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하자 항공사들은 잇따라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AP통신은 USPS의 자료를 인용해 항공사들이 중국, 홍콩행 항공편을 중단하면서 이들 지역으로 우편물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미국은 최근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와 당분간 위기 대응 수위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성명을 인용, “최근 전세기를 통해 우한에서 대피한 미국인 여성 한 명이 분류상 실수로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병원에서 격리 시설로 이동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의심 증상이 있어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메디컬 센터에서 검진을 한 후, 9일 격리시설인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로 돌아가던 도중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이다. “환자의 점액 샘플이 검사 과정에서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보건당국은 해명했지만, 이 환자가 격리돼 있던 군사기지 내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행 우편물 지연 사태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싱가포르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오스트리아ㆍ스웨덴도 배송 지연이나 배송 불가를 고지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국행 우편물이 제3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갈 것을 우려해 19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유엔 산하 만국우편연합(UPU)에도 중국행 우편 취급 중단 사실을 알린 상태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