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에서 특수궤도차 이동 포착
북한의 영변 핵시설 단지에 과거 방사성 물질 이동에 관련됐던 특수 궤도차의 이동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 만에 움직임이 관측된 것으로, 영변 핵시설 내 방사성 물질을 외부로 반출하려는 움직임으로 추정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2월 방사성 물질의 이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북한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 서쪽 선로 위에 특수 궤도차 3대가 서 있는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관측됐다. 영변 핵시설 내 차량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석 달 만이다.
실제 공개된 사진에는 핵연료 제조시설로 연결되는 선로에 10~13m 길이의 특수 궤도차 3대가 멈춰선 모습이 보인다. 특수 궤도차들은 과거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 활동에 관여해 왔는데, 이번에도 차량에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와 같은 상자가 실려 있었다.
이에 대해 차 석좌와 버뮤데즈 연구원은 “정확히 어떤 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운송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도 “궤도차의 크기와 통의 개수 등을 고려할 때 방사선에 노출된 소량의 액체 또는 고형 폐기물이나 오염된 장비, 아니면 핵분열성 물질을 영변 핵시설에서 외부 시설로 실어 나르는 것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영변 핵시설 안으로 방사성 물질을 들여오는 것일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더 낮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움직임을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긴장감 조성을 위해 도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단정짓는 것은 경계했다. 차 석좌와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긴장감 조성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북한이 지난해 말 ‘새로운 전략 무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된 행보인지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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