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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고, 늙어가고…위기의 제주 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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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고, 늙어가고…위기의 제주 해녀

입력
2020.02.12 15:28
수정
2020.02.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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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가 갈수록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물질을 나서고 있는 해녀들. 제주도 제공.
제주 해녀가 갈수록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물질을 나서고 있는 해녀들. 제주도 제공.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 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해녀 문화 전승자인 해녀가 갈수록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현직 해녀는 총 3,820명으로, 전년도 3,898명에 비해 2%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1970년대 1만4,000명에 달했던 제주 해녀는 1980년대 7,800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어 2017년 3,985명까지 줄면서 4,000명 선이 무너지는 등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녀 수가 급감하는 것은 신규 해녀는 늘지 않으면서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해녀 수는 162명이 줄어든 반면 신규 해녀는 절반 수준인 84명에 불과했다. 신규 해녀에는 과거 해녀였다가 일시 중단 후 다시 해녀 활동을 하는 현직 전환 해녀 34명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마을 어촌계에 신규 가입한 새내기 해녀는 50명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신규 해녀가 적은 이유는 기존 현직 해녀들이 신규 해녀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등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 앞바다에서는 각 지역 어촌계가 행정기관으로부터 어장면허권을 받아 관할 어장을 관리하는데, 어족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소속 어촌계 회원이 아니면 물질(해산물 채취 작업)을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해녀들은 해녀 수가 늘면 개인이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 양이 줄어들어 수입이 감소하는 것을 우려해 신규 해녀 가입을 꺼리고 있다.

해녀의 고령화도 20년 전부터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1970년 연령대별 해녀 비율을 보면 30세 미만 31.3%, 30~49세 54.9%, 50세 이상 13.8% 등으로 안정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50세 이상 해녀 비율은 1990년 51.5%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2000년 77.8%로 상승, 고령화가 본격화했다. 이어 2007년(93.3%)엔 처음으로 90%대로 진입한 이후 2010년 97.5%에 달했다. 지난해 역시 전체 해녀 중 50세 이상 비율이 97.6%(3,741명)에 이른다. 이 중 70세 이상 해녀가 절반이 넘는 58.5%(2,235명)나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나머지 40대 1.5%(46명), 30대 0.7%(27명) 등이다. 30세 미만은 고작 6명에 불과했다. 최고령 해녀는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어촌계 소속 라모(98)씨로 1923년생이다. 올해 98세이며, 82년의 해녀 경력을 갖고 있다. 최연소 해녀는 3년차 경력을 갖고 있는 대정읍 일과2리 정모(24)씨로, 1996년생이다.

조동근 도 해양수산국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해녀의 보호 및 육성을 위해 고령 해녀 은퇴수당 지원, 신규 해녀 정착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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