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들이 해외 떠돌이 신세가 됐다. 해외에서 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하던 선수들이 자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으로 인한 전력 손실 및 추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탁구계에 따르면 지난 2일(한국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독일오픈에 참가한 중국 탁구대표팀은 신종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3월 3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카타르 오픈 참가를 위해 카타르로 향했다.
앞서 중국 여자축구 대표팀도 같은 이유로 호주에 머물 계획이란 사실이 전해졌다.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예선 조별예선에 참가 중인 중국 여자대표팀은 호주에 3월 초까지 머물기로 했다. 중국의 조별리그는 13일 호주전으로 끝나지만, 플레이오프(PO) 진출 시 PO가 열릴 3월 초까지 호주에 머물겠다는 뜻이다.
중국 탁구대표팀의 다음 행선지는 한국이다. 다음달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선수권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11일 정현숙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다음달 11일에 중국 탁구대표팀이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며 “중국에 갔다가 한국에 들어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이렇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단 중 코칭스태프에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가 3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총장은 “이 선수들이 들어오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한국 대표팀과 합동훈련을 하기로 했는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아직 대한체육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진천선수촌은 지난 6일부터 취재진의 출입도 금하고 있다.
한편 중국 탁구대표단의 입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중국 탁구대표단 간에 마찰이 일기도 했다. 본래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 지침에 따라 중국 선수단 79명만이 사용하게끔 호텔 한 층을 비우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끔 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진 이후, 중국 측은 ITTF에 강하게 항의했다. 2개월간 해외 경기 참가 때문에 중국에 들어간 적도 없고, 아무도 신종 코로나 증세가 없는데 특별 관리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해당 계획은 현재 무산된 상태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모든 회원국과 모든 선수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에 맞게 준비할 것”이라며 “동시에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서도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고, 최근 성공적으로 끝난 국제빙상연맹 4대륙피겨선수권대회를 벤치마킹하려 한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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