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표준지 공시지가는 7.89% 상승
3기 신도시 공시지가 상승 요구 반영 안돼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6.33% 올랐다. 10% 가까이 뛰었던 작년보다는 낮아졌지만 최근 10년 평균(4.68%) 보다는 높은 수치다. 서울의 공시지가는 7.89% 상승했다. 성동구가 11.16%로 가장 많이 올랐다.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은 65.5%로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졌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작년보다 평균 6.33%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9.42%)보다는 3.09%포인트 낮아졌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모든 시ㆍ도에서 올랐다. 서울이 7.89%로 가장 높고, 광주(7.60%), 대구(6.80%), 부산(6.20%)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5.33%)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상승폭(4.52%)을 뛰어넘었다. 지역경기 침체로 계속 하락하던 울산의 땅값도 1.76% 올랐다.
서울에서는 성동구(11.16%)가 가장 많이 상승했으며, 강남구(10.54%)가 뒤를 이었다. 동대문구(7.53%)와 노원구(8.38%), 서대문구(8.40%), 금천구(7.31%)는 작년보다 공시지가 상승률이 더 커졌다. 반면 지난해 공시지가가 21.93% 올랐던 중구는 올해(5.06%) 상승세가 크게 낮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인 상승률은 낮았으나, 개발 예정지나 투자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은 65.5%로 작년(64.8%)보다 소폭 높아졌다. 국토부는 작년 말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안을 공개하면서 “토지의 현실화율은 앞으로 7년 안에 70%에 도달하도록 매년 균등하게 올릴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한국일보] 표준지공시지가 상위 5곳의 보유세 변화 추산. 김문중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2/12/202002121195012808_6.jpg)
올해도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169.3㎡)로 ㎡당 가격이 지난해(1억8,300만원)보다 8.7% 오른 1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땅은 2004년 이후 17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토부의 모의 계산에 따르면 이 토지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1억8,313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6,104만원이 올랐다. 세부담 상한선(150%)을 채워 작년보다 세금이 50% 오르는 셈이다.
전국 땅값 2위인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도 ㎡당 가격이 1억5,576만원이 올라 보유세 4억6,727만원을 납부하게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사는 “지난해 공시지가 폭등 부분이 올해 보유세에 일부 반영됐다”며 “고가 필지 보유세는 상한 기준인 150% 가깝게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약 3,303만 필지에 대한 개별 공시지가 산정의 기초가 되며, 재산세 등 각종 조세 및 부담금 부과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나 시ㆍ군ㆍ구 민원실을 통해 다음달 13일까지 열람 및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한편 3기 신도시 주민의 공시지가 인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시지가가 상승하면 보유세 부담은 늘어나지만, 토지보상금도 그만큼 오른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순 상향 요구였으며, 공시지가를 조정해야 할 타당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