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가 미국 전기차 전문 스타트업 카누(Canoo)와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자동차 뼈대 역할을 하는 플랫폼 설계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ㆍ기아차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누 본사에서 카누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카누는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 등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12월 설립된 카누는 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끼우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줄여 실내공간을 넓히는 기술을 사용한다. 또 플랫폼 길이를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고, 다양한 구조의 차체 상부를 장착하도록 설계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 등 구동장치 대신 바닥에 배터리팩이 깔리고 전기모터가 놓일 공간이 필요해 독자적 플랫폼 개발이 필수다. 울리히 크란츠 카누 대표는 “대담한 신형 전기차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현대ㆍ기아차와 같은 세계적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은 우리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ㆍ기아차의 전동화 전략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 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기아차는 2025년까지 차급별 전기차를 모두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세계 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ㆍ기아차는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와,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과 협업하는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자율주행과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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