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이 ‘검사내전’을 마쳤다.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삶을 조명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결의 연기로 자신의 무한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지난 11일 종영한 JTBC ‘검사내전’은 미디어 속 화려한 법조인이 아닌 지방도시 진영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작품에서 정려원은 11년차 엘리트 검사로 중앙지검 특수부에서 활약했지만, 어느 날 진영지청 형사 2부로 내려오게 된 차명주 역을 맡았다.
정려원이 검사 역할에 도전하는 것은 두 번째로, 앞서 그는 KBS2 ‘마녀의 법정’을 통해 7년차 에이스 검사 역을 맡은 바 있다. 당시 해당 작품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같은 해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가 2년 만에 또 한 번 검사 역할에 도전장을 내밀며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정려원은 제작발표회 당시 “2년 전 검사 역할을 한 뒤 다시는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부담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검사내전’의 대본 역시 거절할 목적으로 봤었다. 하지만 대본이 재미있었다. 전작 속 캐릭터가 뜨겁고 편법도 쓰는 안티 히어로 같은 느낌이었다면, ‘검사내전’에서는 차갑고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캐릭터더라. 대비가 될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두 캐릭터의 차별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 해 12월 첫 출발을 알린 ‘검사내전’에서 정려원은 전작 ‘마녀의 법정’과는 완전히 다른 검사의 모습을 그려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극 초반 차명주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차갑고 무표정한 모습부터, 진영지청 사람들과 함께하며 점차 휴머니즘 캐릭터로 변화해 나가는 모습까지 세밀하게 그려낸 것이다.
특히 극 중간 중간 묻어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나, 과거사 에피소드에서 그가 선보인 먹먹하고 복합적인 감정연기는 정려원이 가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그간 정려원이 크게 주목 받으며 흥행을 이끌었던 작품들에서 그는 화려하거나 까칠하고 도전적 면모가 주로 강조된 역할을 맡아왔다. 이 가운데, 지극히 평범한 일상과 따뜻한 휴머니즘에 집중했던 ‘검사내전’은 배우 정려원의 연기가 가진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 냈다. 부담을 이겨낸 도전의 성과가 꽤 값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