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선 계란세례, 진천에서는 격렬한 항의에 부딪혀 황급히 몸을 피해야 했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천에서는 수모를 면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우리 교민과 가족을 대피시킬 3차 전세기가 출발한 11일 진 장관은 격리시설로 지정된 경기 이천시 국방어학원 인근 장호원읍사무소를 찾아 주민과 대화했다. 1, 2차 전세기 귀환 당시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험악한 분위기와 달리 이날 주민간담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진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저지하려는 시도도 없었다.
지난달 30일 진 장관은 우한 교민 격리시설 지정과 관련 지역주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아산과 진천을 차례로 방문했다. 당시 아산에서는 진 장관을 향해 달걀이 투척됐고, 진천에서는 주민 대표들과 질의응답 도중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진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황급히 설명회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1, 2차 때보다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격리시설을 둘러보고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방문 때와 순서는 동일했으나 많은 수의 경찰과 지역 주민이 대치하던 당시에 비하면 이날은 소수의 취재진과 지자체 관계자들만이 국방어학원 앞을 지켰다.
이어 읍사무소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지역 주민은 십수명만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진 장관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주민들의 차분한 대응 덕분에 진 장관은 간담회를 마친 후 주민 대표들과 일일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퇴장을 할 수 있었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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